2012년 공정방송을 위한 MBC 170일 파업 당시 해고됐던 이용마 기자가11일 오전 서울 상암MBC에서 복직 후 첫 출근을 하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복막암 투병중이던 MBC 이용마 기자가 21일 향년 50세로 별세했다.

MBC는 "이용마 기자가 오늘 오전 6시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뜨겁게 싸운 고인을 기리기 위해 장례를 사우장으로 치를 계획이다"라며 21일 밝혔다.

해직 기간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투병한 그는 최근 병세가 악화해 치료마저 중단되면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고(故) 이용마 기자는 1969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후 1996년 MBC 기자로 입사해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다. 주요 보도는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과정에 대한 밀착취재 등이다.

2011년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을 맡은 그는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 5일 해고됐다. 고인은 해직기간 중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주자 시절인 2016년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고인을 문병한 바 있다.

이후 그는 2017년 12월 취임한 최승호 사장이 MBC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하면서 약 5년 만에 MBC로 복직했다. 그는 같은 해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애쓴 언론인 등에게 수여하는 리영희상을 수상했다.

당시 이 기자는 "2012년 3월에 해고되던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다.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고 생각해서"라며 "오늘 막상 현실이 되니 꿈같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작년 엄동설한 무릅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서 있을 수 있을까. 언론이 비판과 감시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끊임없이 대변해야 한다"고 복직소감을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 씨와 자녀 현재, 경재 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23일,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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