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클래식’ 하이엘프(궁수) 종족 플레이 화면. 빠른 이동과 화려한 전투 스킬이 특징이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처음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테라 클래식’이 출시 일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6위(앱스토어 7위)에 올랐다.

200만명 이상이 사전 예약에 참여, 하반기 신작 가운데 높은 관심을 모았다. 게임은 매출 순위 상위권에 다다랐으나 이를 실제 즐긴 유저들 사이에선 중국산 ‘양산형 게임’이란 오명이 씌워지고 있다.

테라 클래식은 전 세계 2500만 이용자가 경험한 글로벌 대표 IP(지식재산권)인 ‘테라’의 핵심 콘텐츠를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다. 원작의 20년 전 스토리를 배경으로 ‘데바제국’과 ‘저항군’ 간 암흑시대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풀어냈다.

명작 IP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 외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처음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로 주목받았다. 개발사는 라인(LINE)과 중국 룽투게임즈의 합작법인인 란투게임즈다.

앞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24일 테라 클래식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테라는 크래프톤의 명작 MMORPG”라며 “테라 클래식을 통해 익숙하지만 새로운 경험 및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MMORPG 본질에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것이 게임 본연의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테라 클래식 플레이 결과 첫 시작인 캐릭터 및 커스터마이징 과정에서부터 다소 아쉬움이 보였다.

테라 클래식에서는 ‘엘린(사제)’, ‘휴먼(무사)’, ‘하이엘프(궁수)’, ‘케스타닉(검투사)’ 등 4가지 종족을 플레이어로 선택할 수 있다. 종족과 클래스(직업) 조합은 위의 구성에서 바꿀 수 없다. 신규 클래스는 추가될 예정이나 우선 초기 캐릭터 설정은 단출한 편이다.

‘테라 클래식’ 휴먼(무사) 종족 커스터마이징 화면. 얼굴과 피부색, 헤어스타일과 헤어 색상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매우 간단하다.

최근의 대형 모바일 MMORPG들이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조한 반면 테라 클래식의 커스터마이징은 매우 단순하다. 얼굴과 피부색, 헤어스타일과 헤어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전부다. 여타의 모바일 MMORPG 대비 커스터마이징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운 요소로 꼽히고 있다.

UI(사용자인터페이스)는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편으로 채팅 화면이 작은 것은 장점이다. 그래픽 수준은 높지 않지만 스킬의 화려함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하이엘프(궁수)를 선택해 레벨 10까지 달성하는 동안 할 수 있는 콘텐츠는 ‘퀘스트’ 뿐. 레벨 10에 도달해야 던전 콘텐츠가 열리고 1:1 배틀로얄 모드인 ‘챔피언 아레나’는 레벨 14, 3:3 대전인 ‘명예의 아레나’는 레벨 30, 주력 콘텐츠인 10인 난투장 ‘용맹의 전장’은 레벨 35 달성 후 오픈된다.

이처럼 테라 클래식은 초반부터 자동사냥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게임으로 일정 구간까지 레벨을 올리는 동안 지루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수동 전투 시엔 공격하고 싶은 몹에게 가까이 다가가 붉은 테두리가 둘러져야만 공격이 가능하다. 사냥 대상이 다소 느리게 바뀌어 원하는 적이 아닌 다른 적에게 활을 쏴 전투 흐름이 애매한 경우도 잦았다.

콘텐츠를 모두 즐기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레벨을 요구해 유저들이 초반부터 튕겨져 나갈 것이 우려되기도 한다. 사실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가 양산형 게임이지만 테라 클래식은 특히 기대했던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할 정도로 특장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른 차원의 맵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는 ‘신의시야’ 모드 외에는 퀘스트를 수행하고 스킬을 업그레이드하며 무기를 강화하는 것, 그리고 날개와 펫, 룬 같은 성장 요소들이 하나씩 오픈되는 등 양산형 게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형태다. 레벨 업을 통해 오픈되는 대전, 길드, 보스 레이드 등 콘텐츠로써 재미를 배가시킬 순 있지만 이 또한 기존 모바일 MMORPG과의 차별점은 아니다.

노골적인 팝업 등을 통해 과금을 유도하지 않는 점은 좋다. 다만, 일정 전투력을 달성할 때마다 레드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가 달라져 앞서 넷마블이 서비스한 ‘테라M’의 VIP 시스템을 계승했다는 지적은 나온다. 빠른 업데이트를 예고한 만큼 독창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