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일본 DHC’ 불매에도 상품 보여
과거 ‘후쿠시마 쌀’ 판매 논란까지

실제 옥션 검색창에서 DHC 제품을 검색하면 제품이 나타났다. / 사진=옥션 홈페이지 갈무리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이베이코리아가 운영 중인 국내 오픈마켓 옥션에서 최근 일본 관련 이슈로 논란이 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달리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방사능 피폭지역인 일본 후쿠시마산 쌀을 유통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이번엔 최근 혐한 방송으로 불매 운동에 기름을 부은 DHC 상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클렌징오일로 유명한 일본의 화장품 기업 DHC는 현재 국내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자회사 DHC-TV 출연자가 혐한 막말을 쏟아냈고, 그 내용이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해져 공분을 키웠다.

◆ ‘DHC’ 분노…이베이코리아 불똥 튀나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오픈마켓들은 최근 ‘혐한 방송’으로 비난을 받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를 발 빠르게 검색어에서 제외했다. 앞서 오프라인 매장들에서 DHC 제품을 일제히 철수시킨 행보에 잇단 것으로 보인다. SNS 상에서는 ‘#잘가요DHC’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글이 눈에 띈다.

이에 오픈마켓 옥션 또한 ‘DHC 불매운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실제 옥션 검색창에서 DHC을 검색하면 “검색하신 ‘디에이치씨’에 대한 검색결과는 현재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글귀가 나온다.

하지만 ‘딥 클렌징오일’과 ‘비타민 C 에센스’로 검색하자 제품들이 전면에 나타났다. 두 제품은 DHC 대표적인 제품이다 .

결국 해당 사이트를 통한 DHC제품 판매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DHC 상품 검색을 금칙어로 설정했다는 말과는 크게 괴리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옥션은 이번 DHC 논란에 국내 이커머스 중 가장 먼저 검색어 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오픈마켓 특성상 검색어 조치는 매우 강력한 조치다. 다만 다양한 파생 검색어가 존재 할 수 있는 바, 이에 대한 부분은 추가로 검토해 적극 조치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법적으로 상품등록(리스팅)에서 제외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적극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DHC 본사가 아닌 해당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소상공인도 다수 존재하는 바, 또 다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을 고려해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업계 및 소비자 반응도 다양하다.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불만과 함께 ‘오픈 마켓’ 특성상 판매자들과 소비자 간 상품 중개를 진행하는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등 의견이 맞서는 양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키워드마다 노출되는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는 점도 문제”라며 “약관에 따라 판매자들과 상품 중개를 진행하는데, 이 판매자들의 상품 입점을 제한하게 되면 매출 손해 및 재고 부담을 업체에서 떠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옥션 검색창에서 당시 논란이 됐던 ‘후쿠시마 쌀’은 검색 되지 않고 있다. / 사진=옥션 홈페이지 갈무리

◆ 방사능 원전 사고 ‘후쿠시마’ 쌀

이런 가운데, 옥션의 일본제품 판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옥션에서 ‘후쿠시마 쌀’이 판매 상품으로 올라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상품명은 ‘신쌀 산지 한정 30년산 후쿠시마 수사각와 사이즈미다 산코시히카리 25kg백미’라고 한글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일본어로 적힌 지명은 한글 상품과 다르게 ‘후쿠시마현 스카가와시 이즈미’로 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은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2원자력 발전소에서 84km 떨어진 거리로 알려졌다.

해당 논란이 일자 옥션은 바로 삭제 조치에 들어갔다. 현재 옥션 검색창에서도 이 제품은 검색되지 않는 상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후쿠시마 쌀의 경우 관련 논란 발생 후, 판매자에게 신속하게 알렸으며 동의 절차를 밟은 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시민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 측 안일한 관리에 소비자 불만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