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사진=LG전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LG전자가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에 따라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전부를 무상수리키로 했다.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자동세척 기능을 상시토록 하고, 건조기 내부 잔존수를 저감하기 위해 제품 구조도 개선한다. 녹 발생으로 인해 건조성능이 저하될 경우 관련 부품도 10년간 무상수리한다.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LG 건조기 구입 고객을 위한 과감한 결정이라는 평가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번에 무상수리 조치를 실시하는 제품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145만대가 판매된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전부다. 제품 크기에 따라 8kg~16kg 용량의 소·대형 건조기 기존 부품을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앞서 소비자원은 해당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해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고 자동세척에 활용된 응축수(세척수)가 배출되지 않은 채 내부에 잔류, 곰팡이 및 악취가 발생한다는 사례가 다수 접수됨에 따라 현장점검 및 사실조사를 실시했다.

50대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형 건조기일수록 먼지가 비교적 많이 쌓여 있었다. 반려동물이 있는 5개 가정 내 건조기는 먼지 축적면적이 모두 10% 이상으로, 주로 동물의 털이 먼지와 섞여 축적돼 있는 상태임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또 구입 6개월 이상 사용한 대형건조기 10대 중 4대에 20% 이상의 먼지가 축적돼 있었다.

먼지가 쌓이는 원인은 콘덴서 세척기능 조건 설정이 미흡하고 대형건조기의 경우 필터가 아닌 다른 경로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건조과정 중 내부바닥에 1.6~2ℓ의 응축수가 모여야 하는데, 소량의 의류만을 건조할 때 응축수가 적게 발생했다. 침구털기 등 건조 이외의 기능을 사용할 때에는 응축수가 발생하지 않아 자동세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소형건조기에는 필터 결착부위에 고무재질의 실링 처리가 돼 있지만 대형건조기는 그렇지 않아 먼지 유입이 용이한 구조였다.

아울러 점검 결과 소형과 대형을 가리지 않고 모두 상당량의 물이 내부 바닥에 남아 있었다. 이는 세척에 활용된 응축수로, 먼지 등과 섞여 미생물 번식과 악취 발생의 가능성이 있었다. 이후 건조과정에서 새로 발생한 응축수와 혼합됨에 따라 오염된 물로 콘덴서 세척이 이뤄질 우려도 존재했다. 잔존수로 인해 건조기 내부가 항상 습한 상태로 유지돼 금속재질의 구리관 등의 부식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녹 가루가 건조기 통 내부로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됐다.

소비자원은 LG전자에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제품 내 잔존수 최소화 방안 ▲녹 발생으로 인한 제품성능 저하 발생 시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LG전자는 콘덴서 내 먼지 축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판매된 제품 전량에 적용키로 했다. 일정량의 응축수가 모일 경우에만 작동했던 자동세척 기능을 향후에는 응축수의 양과 관계없이 건조 기능 사용 시 매번 작동하도록 개선했다. 대형건조기에는 필터의 결착부위에 고무 재질로 실링한 부품으로 전량 교체 수리하기로 했다.

잔존수 저감 조치 역시 제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부속품에 녹이 발생해 건조성능이 저하될 경우 콘덴서 등 관련 부품을 10년간 무상수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어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였다”며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기대 이상 과감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건조기로 인한 소비자 불만사항 등을 향후에도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사업자 조치 후 3·6·12개월 단위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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