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극일 펀드’로 인기몰이…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 사진=NH농협은행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개발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에 정치권 인사들의 가입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펀드는 최근 일본의 일방적 수출 규제와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제외 조치에 따라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재·부품·장비 관련 국내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개설됐다.

농협금융은 일본의 경제 도발을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해 이 펀드의 이름을 ‘필승코리아’로 명명했다. 이른바 극일(克日) 펀드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하는 등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이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한 이후 각 부처 장관, 기관장, 지자체장 등이 잇따라 펀드 가입에 동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가입 과정에서 “주식·펀드 경험이 있었습니까”라는 직원의 질문에 “일절 없었습니다. 주식·펀드 다 처음”이라고 답해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산업 경쟁력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소재·부품·장비에서는 해외에 의존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면서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제조업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대응조치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경쟁력을 위해 매우 필요한 일”이라며 “이런 시기에 농협에서 펀드를 만들어 기쁘다. 저도 가입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지점 별관출장소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 사진=외교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지점 별관출장소를 직접 방문해 펀드 가입을 마쳤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농협은행을 찾아 나란히 가입했다. 이에 앞서 김경수 경남도지시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가입에 동참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 직후 은행을 방문해 1000만원을 투자한 이해판 대표는 “우리나라가 부품소재 장비 분야에서 일본에 많이 의존해 왔는데, 일본의 경제 도발에 자립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많은 분들이 가입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민과 함께 한일 경제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국산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해 전홍열 이사회 의장(사외이사), 박상호 사외이사, 이정대 사외이사, 김일군 사외이사, 김선규 사외이사, 박철 사외이사 등 NH투자증권 사외이사들도 펀드에 힘을 보탰다.

한편,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솔브레인, 후성 등 50여개 종목을 담고 있으며 중소 부품·소재주에 대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으로 꾸준한 경쟁력 향상이 예상돼 중장기 수익률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100% 민족자본인 범농협 계열사에서 초기 투자금 300억원을 제공했고, 일반 펀드보다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낮춰 수익률을 높이면서 운용보수의 50%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한다.

이렇게 적립된 기금은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등 기타 사회공헌활동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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