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 놓고 '이견'…노조 "수입차 말고 국내 생산 고민해야"

한국GM 본관 전경./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최문석 기자] 한국GM노사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실적 반등 카드로 대형 수입차 출시를, 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신차 연구, 공장 물량 배정 문제가 더 시급하다며 맞서고 있다. 

첫 경고는 GM본사에서 나왔다.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21일 방한한 뒤 한국지엠 임직원에게 노조 파업을 생산력 저하의 원인으로 꼬집었다. 블리셋 사장은 "파업이 지속될 경우 일부 물량을 타 국가로 뺏길 수 있다"며 지금의 한국GM의 노사분규 사태를 사실상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이처럼 본사가 경고성 발언을 했지만 한국GM은 정작 임금협상에서부터 '신차 배정' 건을 두고 입장 차를 달리하며 협상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노조는 사측이 '부평1공장 차량 배정의 불확실성'을 카드로 임단협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GM 지부 관계자는 "노사는 이미 2년 전부터 부평1공장에서 트레일 블레이저 생산을 하기로 합의를 한 상태"라면서 "그런데 사측이 차량 배정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다시 임단협에서 언급하며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형 SUV인 트레일 블레이저는 내년 1월 양산을 목표로 부평1공장에서 습슥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다. 습슥이란 차량이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전 시험차량을 생산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한국GM 지부 측은 한국GM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려면 수입차 판매가 아닌 신차 연구와 국내 배정이 중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임금 상승분만 요구하진 않는다. 무엇보다 회사의 미래가 트레일 블레이저를 비롯한 신차 생산을 위한 추가 배정이다"며 "회사는 자체 보유한 연구소에서 신차 개발을 위해 노력이 더 중요하지, 북미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를 들어오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조는 사측이 이번주까지 전향적인 협상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9일부터  3일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사측은 대형 수입차인 '트래버스'와 '콜로나도' 판매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국GM 관계자는 "사 측은 노조와 협상을 마무리짓고 싶지만 누적 적자에 따라 회사 상황이 굉장히 안 좋은 상태"라며 "노조와 간극이 여전히 심한 상태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직수입한 대형차를 판매하기로 했다"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수입차 판매에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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