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성 강한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
김현석 사장 “가전 중심 판도 변화 기대”

6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9' 삼성전자 비스포크 전시관에 관람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베를린(독일)=고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9’에 비스포크 냉장고 전시관을 설치,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유럽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6월 국내 출시된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는 출시 3개월 만에 삼성 냉장고의 매출 65%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유럽은 전체 빌트인 시장의 40~45%를 차지해 시장 진입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 욕심은 비스포크를 필두로 가구업체 중심인 유럽 빌트인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6일 회사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IFA를 기점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유럽에 출시할 구상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앞서 지난 6월 한국에 출시, 원하는 컬러와 모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약 6주간 운영한 가로수길 새로보다 팝업스토어에는 5만명 이상의 고객이 다녀갔다.

현재 삼성전자 냉장고의 매출 가운데 65%가 비스포크 제품이다. 보통 한국 시장에 신모델로써 매출의 100%를 점유하는 데는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3개월에 접어든 비스포크 냉장고는 평소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유럽 시장에 비스포크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현석 사장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CE부문 기자간담회에서 “비스포크는 오늘을 기점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유럽 시장뿐 아니라 다른 시장에도 비스포크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길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 시장에는 주방이 협소한 특성을 고려해 상냉장·하냉동 타입의 2도어 냉장고와 1도어 냉장고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현지 시장에서도 원하는 컬러와 원하는 포맷을 내 맘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주력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울 전망이다.

유럽은 전체 빌트인 시장에서 40~45%를 차지, 매우 전통적인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냉장고 문을 가구로 감추는 등 부엌 가구와 조화를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김 사장은 “전문적인 표현으로 (유럽 빌트인 시장을) ‘키친 스페셜리스트’ 시장이라고 한다”며 “부엌 가구가 만들어놓은 시장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유럽 빌트인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비스포크 출시를 결정했다. 가구가 먼저인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오히려 세미 빌트인 형태인 비스포크 냉장고를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 집어넣을 수 있게 하면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에 이어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오븐,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제품을 내년 초 유럽에 잇달아 출시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유럽이 가진 빌트인 시장을 바꾸고자 하는 의도도 있어 비스포크 출시를 결정하게 됐다”며 “이 판을 한번 바꿀 수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내 국내 시장에 ‘프로젝트 프리즘’ 2~3번째 모델을 런칭한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생활가전 사업에 반영하는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제품은 비스포크 냉장고였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한국에서 흔히 보이지 않던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젊은 세대와 젊게 사게 사는 세대를 이해하는 삼성의 새로운 제품이 많이 출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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