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물 흐려” vs “소비자 선택사항”
지나친 업계 규제 한계 있어

‘통큰치킨’이 지난달 14일을 시작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 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파격가를 내세워 유명세를 탄 ‘통큰치킨’이 지난달 14일을 시작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 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6일 롯데마트는 통큰치킨 판매를 지난달 14일부터 재개했다. 이는 지난 7월 18일부터 24일까지 한시 판매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앞서 롯데마트 통큰치킨은 지난 2010년 첫 출시돼 소비자들로 하여금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영세상인들의 생존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 1주일 만에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롯데마트는 창립 21주년을 기념해 지난 2010년도에 선보였던 통큰치킨을 부활시켜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일주일 만에 약 12만마리를 완판시킨 데 이어 지난 5월 1일부터 8일까지도 17만 마리를 판매한 바 있다.

일명 ‘통큰’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파격가를 적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실제 통큰치킨의 일반 판매가는 7810원이며, 엘포인트 회원은 5000원에 구입 가능하다. 첫 출시 당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마리당 1만4000원~1만5000원 정도로 책정됐던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파격적인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최근 물가인상의 역풍으로 외식 물가가 지난해 대비 2.0% 인상된 가운데 국민대표 간식으로 일컫는 치킨 역시 ‘2만원 시대’로 접어들어 이를 바라보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공문을 통해 “치킨업종은 1인 사업자비율이 가장 높고, 연 매출액이 가장 낮으며, 부채율이 가장 높은 등 외식업종 가운데도 가장 취약하고 영세성이 높은 업종”이라며 “이런 현황을 고려해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이런 치킨할인행사를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진행해 자칫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협조해 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불매운동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롯데가 요청에 불응할 경우 1000여 개 회원사와 함께 주류·음료 등 롯데 계열사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여나갈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격면에서 일반 프랜차이즈 업계 대비 너무 큰 차이를 보이다 보니 시장 자체를 흐려 놓을 수밖에 없다”며 “업계들의 반발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업체들 사이에선 소비자들의 ‘선택사항’으로, 규제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가격면에서 저렴한 치킨을 선택하는 것과 선택하지 않는 것은 모두 소비자의 선택사항”이라며 “다만 아무래도 같은 치킨 판매이다 보니 시장에 있어 경쟁자로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는 있지만, 실제 이런 영향으로 하여금 매출 등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킨업계 종사자로서 달가운 소식은 아니”라며 “브랜드에 따라 매출부분에 있어 분명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트랜드에 영향을 받은 소비자들 개인의 선택영역”이라며 “저렴한 치킨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기에 지나친 업계 규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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