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ED 8K 화질 선명도 12%…국제 규격 충족 못 해”
IFA서 8K TV 전면전…17일 국내서 또 충돌 예고

LG전자는 ‘IFA 2019’ 전시장에 자사의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의 QLED 8K를 비교 전시했다. LG전자의 나노셀 8K TV에는 화질 선명도(Contrast Modulation) 90%, 삼성 QLED 8K TV 화질 선명도는 12%라고 내걸었다./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베를린(독일)=고은별 기자] “2019년 삼성은 2016년 삼성에게 묻고, 배워야 하겠다.” LG전자가 국제무대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공개 저격했다.

현지시각 7일 LG전자는 ‘IFA 2019’ 현장인 독일 메세베를린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QLED 8K’는 국제기관에서 규정한 8K TV가 아니”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IFA 전시장에 자사의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의 QLED 8K를 비교 전시했다. LG전자의 나노셀 8K TV에는 화질 선명도(Contrast Modulation) 90%, 삼성 QLED 8K TV 화질 선명도는 12%라고 내걸었다.

LG전자에 따르면 ICDM(국제 디스플레이 계측위원회) 표준규격에서 8K TV 해상도는 ▲픽셀의 개수(화소 수) ▲화질 선명도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화질 선명도는 50% 이상을 해상도 충족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화질 선명도 12%(75형 기준)로 측정되는 삼성전자의 QLED 8K는 진정한 8K TV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IFA 개막 전인 5일, LG전자 부스에서 QLED 8K가 국제 규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기준이 합당하다 안 하다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1등을 따라하려 하고 헐뜯는 건 기본”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하루 뒤에도 한 사장은 “화질을 인증하는 곳은 없다”면서 “ICDM 규격은 컬러가 없는 상태에서의 해상도를 의미해 컬러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이 현지시각 7일 ‘IFA 2019’ 현장인 독일 메세베를린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QLED 8K’는 국제기관에서 규정한 8K TV가 아니”라고 말했다./사진=고은별 기자

LG전자는 국제 검사·시험기관 인터텍(Intertek)의 테스트 결과를 인용, “삼성의 QLED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12% 수준이기 때문에 국제기관에서 정한 해상도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 테스트는 삼성 QLED 8K 55·65형도 화질 선명도 20%를 넘지 못한다고 결론을 냈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물리적 픽셀 수가 8K(7680X4320)라 하더라도 (삼성 QLED 8K) 해상도는 8K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TV로 판단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LG전자는 과거 2016년 5월 삼성전자와 ICDM 표준규격에 함께 동의했다는 문서도 공개했다. 백 부사장은 “ICDM은 산업의 표준으로 돌비, 마이크로소프트, 미국표준협회도 들어와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ICDM 규정에 동의한다는 회의록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5월 삼성전자 뉴스룸에는 ‘ICDM 총회에서 디스플레이 해상도에 화질 선명도 명시가 결정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있었다. 당시 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입간판에도 이 내용은 알려져 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전략팀 책임은 “삼성전자는 TV 디스플레이 해상도에 화질 선명도 값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을 이렇게 알려 왔다”며 “삼성은 저희에게 물을 필요가 없고 2019년 삼성은 2016년 삼성에게 묻고 배워야 하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국제전시회에서 8K TV와 관련,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저격하는 이유에 대해 LG전자는 ‘고객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기 위해서’란 입장이다.

박 부사장은 “고객이 왜 비싼 돈을 내야 하는지 지불 가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면서 “진실과 표준이 어떤 건지 알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협의체든 거기서 정한 룰대로 제품을 만들어야지 제품을 먼저 만들어놓고 룰을 정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LG전자는 지금까지 정해진 국제표준 룰을 따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오는 17일 한국에서 8K TV 정의 등에 대해 언론에 더욱 자세히 알릴 시간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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