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 중인 이언주 의원/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 삭발을 단행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타살됐다"고 선언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이 의원은 "우리 국회에서 이 사태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없다. 이 저항의 정신을 어떻게 하면 표시를 할 수 있을까, 절박한 마음에서 삭발을 하기로 했다"며 의의를 밝혔다.

그는 삭발식 내내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으며, 삭발이 끝나자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치를 시작할때 대한민국이 발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추악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며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온 국민의 뜻을 이렇게 짓밟고 있는데, 묵과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어느 진영에 있든 보편적 역사 발전을 믿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태옥 의원 등 몇몇 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회견을 지켜봤으며, 이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하기도 했다.

회견문을 통해 이 의원은 "특권과 반칙, 편법과 꼼수, 탈법과 위법이 난무하는 비리백화점의 당당함에 국민적 분노가 솟구쳤다“며 ”국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보란 듯이 그(조국)를 법무부장관에 임명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국 임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을 떠받치는 386운동권 세력의 민낯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우리는 조국과 그 주변 세력을 보면서 운동권 세력이 이제는 괴물이 되어버렸음을 목격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현 정부를 향해 "그들은 국가파괴세력이다"라고 공격한 이 의원은 "민주화 훈장을 앞세워 사회주의 체체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나와 다르면 부수고 망가트리는 파시즘적 독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그럴듯한 수사와 위선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라며 "그들은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자본주의의 단물을 온갖 비정상적 방식을 통해 빨아먹는 추악한 위선자들이 되어버렸다"고 성토했다.

여당과 정의당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자기 편이면 보편적 양심과 윤리조차 저버리는 보면서 국민들은 탄식했고 정의를 내세운 정당은 국회 배지를 지키기 위해 정의를 짓밟는 추태를 보였다"고 말한 이 의원은 "이들이 말한 공정과 정의는 그들만의 공정, 정의였고 이제 그들은 청산해야 할 새로운 적폐가 됐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을 향해서는 "온갖 추악한 범죄와 비윤리에 둘러싸여있는 자가 개혁 적임자라니,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것 아니면 이렇게 할 수가 없다"며 "누가 누구를 개혁한다는 것인가,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요구사항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이명 철회와 대국민 사과, 청와대 인사 및 민정라인 교체, 청와대의 검찰 수사권 불가침 등이다.

이언주 의원의 삭발 소식이 알려지자 10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이언주 삭발’이 차지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삭발식 내내 울먹거린 이 의원의 모습은 유튜브 채널 ‘이언주 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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