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는 박인숙, 김숙향 의원/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무소속 이언주 의원에 이어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도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삭발식을 가졌다.

11일 박 의원은 같은 당 김숙향 당협위원장과 함께 삭발을 단행, 한국당 의원들 중 처음으로 삭발에 나선 의원이 됐다.

삭발식에 앞서 박 의원은 “조 장관은 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반칙과 부정, 불법 등을 자행해온 사람”이라며 “앞에서는 ‘정의’를 말하면서, 뒤에서는 본인과 가족의 ‘사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조국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현 정부가 줄곧 외쳐온 평등과 공정, 정의는 그저 레토릭에 불과했다”고 비난하며 조 장관의 해임과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

한편 자리에 참석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삭발은 가열찬 투쟁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두 사람을 격려했다.

박 의원은 삭발을 마친 후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포옹을 나눴으며, 김숙향 당협위원장이 삭발한 후엔 함께 사진 촬영에도 임했다.

지지자들은 황 대표를 향해 "대표님 나라를 구해주세요",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황 대표는 “조국 장관이 반드시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하겠다”며 “그 선두에 두 의원(이언주·박인숙)이 서 주셨다”고 말했다.

릴레이 삭발과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추진할 생각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삭발에 대한 범여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삭발 기사를 링크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 1. 의원직 사퇴 2. 삭발 3. 단식 왜? 사퇴한 의원 없고 머리는 자르고 굶어 죽은 사람 없어요”라는 글을 달았다.

박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이언주 의원의 삭발식을 거론하면서 "지금 그런 걸 하면 단박에 국민적 시선은 가져올 수 있지만, 국민은 그런 정치를 싫어한다"며 혹평을 남겼다.

반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야당의원들은 이언주 의원의 결기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며 ‘조국대전’에 대한 패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언주·박인숙 의원의 삭발에 대한 찬반 여론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제도권 내의 저항을 넘어선 (제도권 밖의) 저항이 필요한 수순으로 가고 있다"면서 "저항의 표현으로서의 삭발, 이런 부분은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왜 여성 정치인만 삭발해야 하냐”는 등의 의견도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하면서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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