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공급, 최대주주 사우디 '아람코' 비중 커
사우디 사태 장기화 시 타격 우려

기름 주유하는 주유소 전경 모습./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문석 기자] 사우디발(發) 유가 폭등에 에쓰오일이 분주해지고 있다. 에쓰오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사가 관리하는 정유시설에서 사우디유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당장 원유공급 차질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사태 장기화시 ECP(위기대응시스템) 가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사는 에쓰오일의 지분 63.41%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에쓰오일은 아람코의 자회사로 아람코의 지배기업인 'Saudi Arabian Oil'사에서 원유를 매입하고 있다.

사우디 원유의 평균가는 선적되는 원유 물량에 따라 책정되는데, 올해 평균 도입가는 배럴당 67.1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현재 국내 원유정제시설(4곳)에서 원유를 고급 휘발유와 휘발유, 경유로 정제하고 나프타와 같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아람코사의 일부 생산시설(2곳)이 일시 가동 중단되면서 당장 유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다른 정유사에 비해 사우디 산을 취급하는 비중이 큰 탓에 이 같은 우려는 더 큰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다른 기름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계 원유시장에서 통용되는 브렌트유는 이날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배럴당 71.95달러로 전날 대비 19%, 인도서부텍스산 원유(WTI)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3.34달러로 15%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아람코사의 생산시설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악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미국이 일단 전략 비축유를 풀겠다고 했지만 정유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등 불확실한 현지 사정에 따라 유가가 불확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에쓰오일이 위기관리에 나섰다. 기존 원유비축분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에쓰오일을 포함한 민간(국내 정유사) 비축량은 6월까지만 집계된 상태로 총 누적 비축량은 총 500만2931배럴이다. 구체적인 비축량은 영업 비밀상 공개하진 않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에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원유 수입업자는 원유 비축량을 매달 산자부에 보고해야 한다. 이후 한국석유공사가 비축분을 파악한 뒤 국내 원유 수급 현황을 매달 자사 홈페이지(페트로넷)에 공개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다면서도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인 'ECP' 가동 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ECP란 에쓰오일이 대규모 위기사태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동하는 위기대응시스템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본사는 몇달 치 원유 비축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정유 제품 생산과 국내 정유소에 판매되는 가격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ECP 가동 여부는 내부 방침에 따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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