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선언 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남북이 역사적인 9.19 평양공동선언을 한 지 1년째가 됐지만 최근 남북관계 냉각으로 인해 양측 모두 썰렁한 1주년을 맞이했다.

19일 정부는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6월에 있었던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와 마찬가지로 남측만의 '반쪽행사'로 치러졌다.

북측이 소통을 거부하고 있어 정식적인 행사개최 통보조차 하지 못한 탓이다.

정부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주민들이 열차를 타고 파주 도라산역에서 평화음악회를 감상하는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에 취소했다.

북한측에서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 등 주요 언론들이 평양공동선언과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날 노동신문은 제14차 전국교원대회를 정리하는 사설과 G7 정상회의에 관한 정세론 해설을 게재했다.

조선중앙통신에서는 송림김치공장이 준공됐다는 소식 정도 외에는 특별한 뉴스가 없었다.

지난해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번영의 새로운 장을 열어놓은 역사적 사변”이라며 극찬을 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측의 의도를 우선은 주시하고 있다“며 "판문점선언 1주년 때도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을 볼 때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조용한 분위기는 청와대도 마찬가지여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선언 1주년과 관련해 별다른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발사체 도발과 우리 정부를 겨냥한 비난공세 외에, 조국 법무장관 논란 등 국내 정세까지 뒤숭숭한 상황이어서 축하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기념사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 간 대화와 소통의 채널도 항상 열어 두겠다"며 남북대화 의지를 천명한 것이 전부이다.

김연철 장관은 "평양공동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해 나가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의 완성을 끝까지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슈퍼 매파였던 존 볼턴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으로 교체된 것을 거론하며 남북 관계가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정 부의장은 "하노이 회담의 노딜 사태와 같은 일은 이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도 새롭게 재출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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