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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플레이션 공포...경제정책 신뢰도 제고해야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아무래도 전쟁이 벌어져야 할 것 같다" 여의도로 가자니 한 택시기사가 이런 저런 소리를 했다. 30여년 삼청동에서 공직에 있었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열불이 터진다는 거다. 정치란 모름지기 주거니 받거니 실리를 취해야 할텐데 여야를 막론하고 정쟁만 계속하는게 문제다. 그는 "내게 3일만 (정치인들을) 맡겼으면 좋겠다.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전쟁은 진작부터 벌어지고 있다. 경제전쟁이다. 지금은 글로벌시대다. 한 기업, 하나의 국가만 나 잘났다고 으스댈 수 없다. 우리나라는 가까운 중국과도 관계가 시원치 않고 일본은 경제보복을 해대고 있다. 미국은 우리 정부를 패싱(passing)하고 북한에 손짓을 보낸다. 수년 전부터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어떤 가정주부는 "요즘처럼 나라 걱정한 적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에다 물가하락까지 겹치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4%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우리나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일본은 디플레이션을 동반한 장기불황으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경기침체로 인해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실업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디플레이션이 심화될 경우 복합적인 요소에 의한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하락과 화폐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와 주식 같은 금융자산 가치가 동반 하락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주52시간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과 중국, G2의 무역 분쟁,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등으로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 완화와 금리인하 등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이 잇따라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한국은행도 금리인하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금의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지 영 의문이다. 그는 지난 16일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에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게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 아니면 "모든게 잘 될 것이다"라며 스스로 최면을 걸려고 하는 주문인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은 실패를 넘어서 신뢰를 잃은지 한참 됐다. 대통령의 소득주도 경제성장론은 2017년부터 올바른 경제 철학에 기초한 것인지 논란이 됐었다. 정부가 돈을 풀어서 고령자들을 단기 취업한 것처럼 만들어놓고 "지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국민을 우롱하는 건 아닌지 짚어볼 문제다. 긴축재정으로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꺼리고 일자리창출에 소극적이다. 고령자 취업을 지원하니 청년들은 실업으로 아우성이다. 자영업자들도 죽을 맛이다. 오죽 했으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을까.

기획재정부는 올 상반기만 해도 경제성장률 2.5~2.6%를 자신했다. 지금은 2.1%대로 낮췄지만, 전문가들은 1%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가 이런데 내년, 내후년은 어찌 될까. 다음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진 선심성, 퍼주기 정책으로 자리 보전만 하면 다 되는 것일까. 정부와 정치권은 가슴에 손을 얹어봤으면 좋겠다.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국감)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적을 쌓으려고 기업인을 불러 면박을 주고 호통을 치는 구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국민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는 계략을 그만둬라. 정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대전환 할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윤주애 경제부 팀장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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