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희 신림동쓰리룸 총괄 매니저./사진=최문석

[월요신문=최문석 기자] 관악구에 청년 아지트가 생겼다. ‘신림동쓰리룸’은 청년이라면 100평을 웃도는 공간을 쓸 수 있는 청년문화공간이다. 마음껏 또래와 관계 맺기를 이어갈 수 있는 곳. 이곳의 청년지기는 곽승희 씨다. 아이템 기획부터 행정관리까지 도맡고 있다. 

지난 21일 월요신문은 이곳이 신림동 일대 청년을 위한 허브공간이 되길 바라며 맞이한 '곽승희 신림동쓰리룸 총괄 매니저'를 만났다.

곽승희 매니저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한 언론사에 기자로 활동했고 금천구 구의원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건강한 퇴사론을 주창하며 월간 퇴사 잡지를 만드는 등 여러 다양한 도전을 이어왔다. 그러다 청년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회사를 나온 뒤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나와 타인와의 관계에 관심을 가졌고, 2017년에는 청년 프로그램으로 청년지원금 100만원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청년 삶’에 조금씩 눈 떴다.

활동 중인 꿈지락네트워크는 사회혁신을 표방한다. 그 중 서울시 서남권 청년·청소년에 집중하고 있다. 금천구에서는 청소년 의제를 고민하는 청소년의회 활동을 지원하고 구로구엔 창업센터, 관악구에는 진로체험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청년공간 기반 정책 사업’으로 노하우를 조금씩 쌓은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 곽승희 씨는 타인과의 관계를 두텁게 해 자기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했다.

“청년은 관계 맺기가 일상화된 세대는 아니에요. 엄마아빠 세대처럼 어릴 적 친구, 동네이웃과 같이 놀고 밥 먹으며 긴밀한 관계를 갖지 못 했어요. 시대가 바뀌며 관계를 인식하는 시각이 바뀐 거죠. 하물며 쉬려고 해도 돈을 써야 돼요. 타인과 만남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뭘지 생각하며 이곳을 준비했어요.“ 그렇게 신림동쓰리룸은 꿈지락네트워크의 노하우와 관악구청의 지원이 더해져 지난 8월 23일 개관하는 결실을 맺었다.

신림동쓰리룸은 그 고민 속에서 싹튼 공간이다. 타겟 층은 신림·대학동 청년이다. 서울에서 청년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동네에서 꿈을 실현하기로 한 것. 우선 기획 단계부터 스터디 같은 공간 구성은 가급적 피했다. 신림동 일대에는 룸부터 라운지 형까지 유료형 스터디 카페가 너무 많아 차별화된 공간이 필요해서다. 친숙한 느낌으로 공간을 꾸미는 고민도 이어갔다. 관악구청 청년정책과에는 세련되면서도 값싼 이케아 가구 배치 요청도 했다.

신림동쓰리룸 내부 모습./사진=신림동쓰리룸

곽승희 씨는 직원들과 소박한 꿈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 신림동쓰리룸에는 세 공간(거실·공방·서재)이란 의미를 담아 공간을 꾸몄다. 공간 백미는 거실이다. 넓은 거실은 대학동 보물찾기 프로그램인 ‘대학동 인디아나 유스’, ‘우리 동네 아지트 만들기’, ‘찡찡 토크파티’ 등 기획된 아이템을 선보이며 함께 노는 장이다. 추석 연휴에는 혼추족(명절에 고향 안 내려간 청년)을 위한 비건(채식주의) 명절음식 해먹기, 인도 명상 강사를 섭외해 몸을 이완시키는 건강한 휴식을 도모했다.

관악구청과의 연계도 끈끈하다. 북한 음식을 맛보는 ‘관악남북 청년살롱', '2030 청년시민 찡찡토크파티' 때는 청년에게 도움 되는 정책을 소개했다. 다가오는 10월에는 관악구청장과 청년정책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서울시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청년전문가도 섭외하며 청년문제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차차 넓힌다.

곽승희 씨는 청년의 꿈이 조금씩 단단해지길 바란다. 그는 “청년은 그 자체로 완벽해요. 조금만 응원해주고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면 잘 할 수 있어요. 조금은 어설플 때도 있지만 자신을 갈고 닦는 청년을 많이 응원했으면 좋겠어요. 많이 찾아주세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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