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그 사람들(위안부)이 살기 어려워서 매춘하러 간 거다. 현재 매춘하는 여자가 많다. 그 사람들이 왜 매춘하냐. 살기 어려워서다. 지금은 그런데 과거에는 안 그랬다? 옛날에도 그랬다. 지금도 자의 반 타의 반이다.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발언이다. 살기어려워서 매춘을 한다는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얘기가 학교 담장을 넘어 사회 이슈로 확산됐다. 

지식인으로 분류된 학자 입에서 나온 '매춘' 발언에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은 물론 소식을 접한 국민들까지 분노했다. 급기야 연세대는 류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발전사회학' 강의를 중단시키고 성평등센터를 통해 문제의 발언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불만은 내부에서 강하게 터져나왔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는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 번 읽어보실래요? 강의 중 혐오 발언을 자행한 류석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교내에 게재했다.

이들은 "교수님. '매춘'은 그 누구에게도 권유할 수 없습니다"라며 "여성의 성을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성 상품화에 해당합니다. 또 여성의 몸을 남성의 성적 욕구 해소 수간으로 취급하는 행위입니다.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며 학생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인격모독이자 성희롱"이라고 비판했다.

23일 기자가 만난 연세인들은 대다수 날선 모습이었다. 

연세대학교 학생 김모(21)씨는 "어떻게 교수라는 사람이 학생들을 상대로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잡담 시간도 아닌 수업시간에 개인의 생각을 학생들에게 주입시켰다는 것에 엄청 화가 났다. 연세인으로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도 시원찮은 마당에 위안부와 매춘부 구분도 못하는 교수를 존경하는 은사로 알고 강의를 들었다는 것에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 박모(26)씨는 "구차한 변명보다 연세인들에게 진심어린 사과가 더 필요한 거 아니냐"라며 "충격적인 망언에 명예가 훼손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반면 발언에 자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연세대학교 학생 김모(21)씨는 "하나만 보는 경향이 있다. 발언에 문제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잣대로 보면 끝이 없다. 마녀사냥식 여론몰이 역시 편향된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런 걸로 교수직을 내려놓는다면 그 어떤 지식인이 자유롭게 발언 할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여론이 시끄러운 것에 대해 류석춘 교수는 이와관련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지식인으로서 류 교수의 가시 발언은 당분간 충분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교내 학생들이 "부끄럽다"고 할 정도라면 류 교수 역시도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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