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이콧 여파 등 악조건…3분기도 실적 부진 전망
비상경영 나선 업계…“내부 결속” 시장변화 기대도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내 LCC(저비용항공) 업계가 ‘보이콧 재팬’ 장기화 등 외부 악재로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일본 여행객이 급감한 데 이어 환율·유가 등 대외 여건도 불안정하다.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진 LCC 업계 전반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성수기인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내부 결속을 꾀하는 한편, 분위기 반전을 고대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성수기인 3분기에도 국내 LCC 업계는 2분기에 이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28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11억원, 38억원, 19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 항공사별로 18%, 69%, 83% 줄어든 수치다. LCC 업계는 지난 2분기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악화로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LCC 업계는 외부환경의 악영향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가장 큰 악재는 일본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여행 불매운동이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은 지난 7월부터 3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일본 수출규제로 불거진 전 국민적 운동이어서 여파는 컸다. 지난달 전국 공항의 일본 여객수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3% 감소했으며 이달 초(1~7일 누적) 일본 여객수송량은 41.4% 급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8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LCC의 국제선 노선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에 달한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노선에 주력했던 만큼 LCC 매출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은 현재로선 올해 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원·달러환율은 현재 1200원대로 복귀했지만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여전히 들쑥날쑥하다. 국제유가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 피격,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급격한 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올해 10월부터는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LCC 진입으로 인한 공급석도 확대된다. LCC 업계는 경쟁 심화와 외부환경 악화 등 하반기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먼저 제주항공은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운임을 평균 7.5%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에 따른 조업비 증가, 항공기 리스비용과 항공유 등을 결제하는 환율 상승 등 경영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객실 승무원 대상으로 10~12월 사이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한 보잉 737-맥스8 기종 영향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뿐만 아니라 노선 다변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일본 노선을 대체하고자 중국·동남아 등 노선에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다.

제주항공은 내달 2일 제주~타이베이와 부산~가오슝 노선에, 내달 3일에는 제주~가오슝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내달 16일 인천~정저우 노선을 시작으로 17일에는 청주~장가계, 19일 청주~하이커우 등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이달 초 대구~장가계·연길 노선에 취항한 티웨이항공도 최근 부산~타이중 노선에 취항했으며 인천~타이중 노선도 증편했다. 에어부산도 내달 27일부터 부산~보라카이 노선에 취항, 에어서울은 국내선 취항과 함께 12월 16일부터 인천~하노이 노선을 운항한다.

한 LCC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런 때일수록 지치지 말자는 차원에서 내부 분위기를 더욱 북돋고,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내부 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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