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유포...삼성화재, 손보협회 측에 매리츠화재 신고

삼성화재 본사 앞. /사진=윤주애 기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삼성화재(대표 최영무)와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사간 영업현장에서의 갈등은 통상적인 일이지만 최근에는 아슬아슬하게 그 수위가 높아졌다. 급기야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 측에서 보험대리점들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손해보험협회 산하 공정경쟁질서확립대책위원회에 신고했다.

손보협회 회원사간 '신사협정'을 맺어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다른 회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비방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문제는 메리츠화재의 한 본부장이 법인보험대리점(GA) 대표들에 보낸 단체 문자메시지가 발단이 됐다. 영업전선에서 장기인보험 판매 경쟁이 양사간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이 문자에는 '삼성화재가 GA업계를 무시하고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인상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GA업계는 삼성화재가 설계사의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월납보험료의 1200%까지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할 경우 GA에서 상당수 설계사가 이탈할 것이라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보이콧을 예고했다. 메리츠화재는 일찌감치 설계사 수수료경쟁을 촉발시켰다는 빌미로 보이콧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화재는 설계사 수수료 개편의 초점이 실적형은 아니었다며 GA업계와의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메리츠화재 관계자가 GA업계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발송된 문자였는데 '삼성화재가 GA업계를 무시하고'라는 부분이 논란이 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문자 내용은 웬만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할텐데 수위가 너무 높았다"며 "제소를 했고 협회 측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뜩이나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를 제치고 올해만 몇 차례 메리츠화재가 이 시장에서 선두를 탈환했다. 메리츠화재는 GA를 등에 업고 삼성화재를 바짝 추격해왔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손보협회 측에 신고한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공정경쟁질서확립대책위원회는 소관 부서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회원사 대표들이 모여 논의한다"며 "그동안 자잘한 건으로 얘기가 있었던 같지만 이번 일은 약간 이례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영업을 하다 보면 물건이나 사람을 뺏기면 기분이 나쁘지 않겠냐. (이번 일은)영업현장에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감정싸움이다. 상호협정은 룰을 지키려고 만든 것이므로, 이번에 다시 한번 진정하고 경쟁하자는 취지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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