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커트라인’에 희비 엇갈릴 듯
금융당국 “추가 공급 가능성 없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영업점에 마련된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 전담창구에 고객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지난 16일부터 진행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오늘(29일) 마감된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2%대 장기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11일간 접수된 안심전환대출 누적 신청금액은 총 50조4419억원(43만5328건)이다. 신청 마감일을 3일 남기고도 이미 공급한도(20조원)의 2.5배를 넘어섰다.

하루 평균 4조5856억원이 몰린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29일 마감 신청액은 총 62~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신청자 중 요건에 맞지 않는 탈락자 수를 감안해도 최종 신청금액은 공급한도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당시 자격요건이 미비하거나 자진 포기한 비율은 약 15%였다.

신청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대거 몰리면서 관심은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신청금액이 20조원을 상당 수준 초과할 경우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 ‘커트라인’에 따라 신청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종 신청액이 공급한도를 크게 웃돌면 2주간의 전체 신청 건에서 주택가격 역순으로 대환을 지원해 ‘서민우선지원’ 취지에 부합하도록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집값 커트라인을 추정하기가 어렵다”며 “자격요건 미비, 자진 포기자 등의 비율에 따라 커트라인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예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짚었다.

특히 이번엔 2015년 당시와 달리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을 해야 하고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자진철회, 또는 가수요 비율이 더 높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참고로 2015년 1차 당시 실행된 대출의 평균 집값은 2억9200만원이었다.

신청금액이 한도로 설정된 20조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상당수의 신청자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추가 공급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대출자를 대상자에서 제외해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는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당시 20조원으로 설정된 한도가 출시 나흘째인 27일 모두 소진되면서, 부랴부랴 20조원을 추가 공급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현재까진 추가 공급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재정 여력과 주택저당증권(MBS)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금공의 정책 여력이 중요하고 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 물량을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정책여력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지만 아직까지 추가 공급과 관련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30일 오후 지난 2주간의 신청결과와 대환지원 계획 등을 밝힐 계획이다. 대환은 내달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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