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체투자에 장외파생상품 시장 진출까지…중형 증권사 입지 강화

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KTB투자증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KTB투자증권(대표 이병철·최석종)이 최근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며 중형 증권사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다양한 대체투자 부문 확대와 주력 사업인 IB부문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탄탄한 성장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개별 기준 순이익 2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80억원) 대비 약 1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59% 증가한 253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트레이딩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12억원) 대비 무려 225% 늘어난 39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영업 부문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자산관리와 투자중개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와 31% 증가한 9억원, 1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TB투자증권의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이한 이병철 부회장의 ‘수익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병철 부회장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 민간부동산신탁회사인 다올부동산신탁을 세우는 등 업계에서 손꼽히는 부동산금융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10년 하나금융지주에 다올부동산신탁을 매각한 뒤 하나다올부동산신탁 사장(대표이사)과 하나금융 부동산그룹장 등을 거쳤다. 

이 부회장은 2014년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2016년 KTB투자증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KTB투자증권에 합류한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권성문 전 회장의 지분 18.76%를 넘겨받으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권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권성문·이병철·최석종 대표이사 체제는 이병철·최석종 양자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됐다.

안정된 조직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세우고, 다양한 대체투자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부동산금융뿐만 아니라 항공기, 선박, 신재생에너지 등 해외 대체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 내에 위치한 1800억원 규모 신축 오피스 빌딩에 투자를 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오스트리아 빈 소재 T센터 빌딩에 3900억원 규모 투자를 완료했다.

여기에 KTB투자증권은 올해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장외파생상품 라이선스를 취득해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이 부회장은 취임 초부터 장외파생상품 시장 진출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장외파생상품 시장 진출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왔다.

금융위 인가를 통해 KTB투자증권은 기관투자자나 일정 요건 이상을 갖춘 개인·법인 등 전문투자자에게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같은 금융상품을 장외에서 팔 수 있게 됐다. 현재 장외파생상품 매매 및 중개 라이선스를 동시에 소유한 증권사는 28개에 달한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신용부도스와프(CDS)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장외파생상품 2670억원을 발행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IB부문 성과와 더불어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대체투자 및 장외파생상품 라인업 확대 등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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