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타격이 확대되고 있다. 나홀로 인기를 얻었던 렉서스조차도 지난 9월 눈에 띄게 판매량이 줄었다. 간판 모델인 ES300h마저 지난달 베스트셀링카 10위권에서 사라졌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차 판매량은 1103대로 전년 동월 대비 59.8%나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5.5%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동월 15.9%를 차지하며 독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부진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한국토요타자동차가 판매 중인 렉서스는 469대 팔렸다. 전년 동월보다 49.8% 증가한 수치지만 전월 대비로는 22.2%나 급락했다. ES300h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토요타는 374대 팔렸다. 전년 동월 대비 61.9%, 전월 대비 31.0% 각각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캠리, 아발론, 프리우스, 라브4 등 주력 모델을 교체하며 판매에 기대를 모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여파를 정면으로 맞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혼다코리아 역시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82.2%나 감소한 166대에 그쳤다. 혼다는 지난해 말 대형 SUV 파일럿을 비롯해 올해 어코드 터보, CR-V 터보, HR-V, 시빅 스포츠 등을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20.3% 판매량이 늘었다. 이는 CR-V와 파일럿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닛산코리아는 철수설이 돌 정도로 타격이 심하다. 인피니티는 전년 동월 대비 69.2% 감소한 48대에 그쳤고, 닛산도 87.2% 급락한 46대만 팔렸다. 닛산측은 뉴 맥시마를 선보이며 철수설 불식에 나섰다. 하지만 주력인 신형 알티마조차 힘을 못 쓰고 있고 전기차 리프는 단 8대 팔렸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일본차 회사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개 기업이 판매량 개선을 위한 어떤 특별한 조치를 할 수도 없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것도 어불성설 아니냐"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수입차 판매는 2만2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11.5%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7707대로 판매를 견인했고 아우디가 Q7을 앞세워 판매에 힘을 보탰다. BMW는 4249대 팔렸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9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입루 브랜드의 신차효과 및 물량확보에 힘입어 전월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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