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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프로포폴 과다 투약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년동안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이 16만 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의원 및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하루에 2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은 16만736명이다.

여기에는 미성년자 382명, 60대 이상 고령자 4만4688명 등 취약집단도 대거 포함됐다. 1만32명에서는 프로포폴을 왜 처방했는지에 대한 사유도 없었다.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하루 2번 이상 투약받은 사람도 6895명에 달했다. 오전에 A의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오후에 B병원에서 또 투약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5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도 17명이나 됐다.

수입량도 늘었다. 지난 8년 사이에 8.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에토미데이트는 지난 2010년 6만3000개 앰플이 수입됐는데,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1년 17만5490개로 2.8배 급증한 이후 2018년 52만3920개가 수입됐다.

에토미데이트는 뇌조직에 작용해 수술에 필요한 마취 상태를 만들어주는 마취제다.

식약처는 지난 7월 에토미데이트 공급 상위 30개소(2018년 기준) 중 불법 유통·판매가 의심되는 10개소 현장조사를 실시, 빼돌린 1만5700개를 적발했다.

도매상이 의료기관에 거래내역만 발급한 후 의료기관에 공급하지 않고 뒤로 빼돌려 불법 유통한 방식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H정형외과의원, 대구 북구 소재 E내과의원, 도매상 3곳이 적발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인 오남용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간 프로포폴을 가장 많이 투약한 사람은 265번 투약했으며, 총 투약량은 9723ml다. 주말을 제외하면 매일 투약한 셈이다.

윤일규 의원은 “식약처가 상습 투약자와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가 있는데도 정작 관리는 안 한다”며 “이러한 시스템으로는 중독자 양산을 절대 막을 수 없다. 마약류 오남용 예방을 위한 정부의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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