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의 자백이 연이어 밝혀지면서 이와 관련해 여덟 번째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윤 모 씨가 당시 재판에서도 줄곧 결백을 주장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윤 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 됐다.

이춘재는 여덟 번째 사건 또한 자신이 주범인 이라고 자백하면서 윤 씨는 당시 수사기관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윤 모씨(당시 22세·농기계 수리공)는 당시 재판에서 "당시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윤 씨는 1998년 9월 16일 경기 화성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 모(당시 13세)양의 집에 침입한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체포됐다.

이후 같은 해 윤 씨는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고 3심에서 기각됐다.

윤 씨의 2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 발생 당시 나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음에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은 이후 선고 공판에서 "윤 씨의 자백 내용과 관련해 신빙성을 의심할 만 한 부분이 없고 수사기관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다"면서 윤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어 3심도 1·2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리면서 윤 씨는 20여 년을 복역하다 2009년 가석방 됐다.

이 밖에 윤 씨는 과거 복역 당시인 2003년 한 주간지가 신청한 인터뷰에서 "나는 8차 사건의 범인이 아니다"라면서 "직업이 농기계 용접공이었을 뿐 나처럼 돈도 없고 연 줄도 없는 놈은 어디다 하소연하나"라며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춘재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영웅심리'로 허세를 부리면서 하지도 않은 범행에 대해 했다고 말했을 가능성을 두고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시 8차 사건의 현장 증거물인 정액과 음모 등에서 혈액형 B형으로 나왔지만, 이춘재는 O형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윤 씨의 결백이 사실이라면 무고한 죄 없는 시민을 20여 년 동안이나 감옥살이 시킨 것에 대해 국가는 충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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