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에 반대하는 시민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북한 주요 언론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 “수치스러운 외세추종 정책의 산물”이라며 맹비난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 정세론 해설을 통해 “최근 남조선당국이 미국과 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1차 회의와 16차 ‘통합국방협의체’ 회의를 연이어 벌려놓았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이들은 다음 해의 방위비분담금 규모와 연합대비태세유지, 대북제재강화대책 등에 대해 모의했는데, 여기서 특별히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방위비분담금 증액 문제”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은 남조선이 내는 방위비분담금이 모자란다고 하면서 그것을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 행정부는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와 지역들에서 이전보다 많은 방위비를 걷어 들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첫 대상으로 남조선을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남조선을 우방이 아니라 단지 탐욕충족을 위한 적지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게 노동신문의 이야기다.

신문은 “실제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은 안보를 구실로 미군을 남조선에 영구 주둔시키며 침략전쟁 비용을 더 많이 빼앗아내려는 약탈협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그동안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이 개정될 때마다 “남조선당국에 압력을 가하여 미군유지비를 불려 왔으며 이번에도 엄청난 증액을 또 요구했다”는 내용도 노동신문의 주장에 포함돼 있다.

신문은 아울러 “미국이 운운하는 남조선과의 동맹이란 보는 바와 같이 저들의 이익 실현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강도 높게 공격했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처사에 격분한 남조선인민들은 항의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경제와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는 굴욕적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더 많은 방위비분담금을 낼 것을 강박하는 미국에 변변히 항변도 못한 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상전의 요구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꼬집었다.

이것은 미국의 침략적이며 탐욕적인 이익에 남조선을 더욱 철저히 복종시키는 굴욕적인 처사라고 노동신문은 맹비난했다.

아울러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은 곧 전쟁비용의 증액으로서 상전과 함께 우리와 군사적으로 대결하려는 위험한 기도의 발로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얼마 전 한국과 미국이 벌인 16차 통합국방협의체 회의에 대해서도 “남조선호전광들이 해마다 벌이고 있는 미국과의 통합국방협의체 회의라는 것은 본질에 있어서 외세와의 군사적 공조로 동족을 해치기 위한 범죄적인 전쟁모의판”이라며 날을 세웠다.

노동신문은 “통합국방협의체 회의와 같은 낡은 대결시대의 유물을 계속 붙잡고 북남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조장격화시키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한 “외세추종, 외세와의 공조는 곧 파멸의 길이다. 남조선당국은 수치스러운 친미 굴종정책, 어리석고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야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