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8일 미국행을 선택한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이 의원은 “저 자신은 안 전 대표를 잘 모르지만 주변에 안 전 대표의 '입'이라고 알려진 분들, 혹은 안 전 대표가 정치를 시작했을 때 멘토로 언론을 장식했던 분들의 의견은 한결 같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안 전 대표 스타일이 문제 있을 때 거기에 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문제가 정리되고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이렇게 국내 상황이 복잡하고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비난을 받는 상황이라면 절대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그분들이 안 전 대표를 정확히 알았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방송 진행자인 노영희 변호사는 안 전 대표가 책을 낸다면서 미국행을 선언하고, 유승민 전 대표가 “안 전 대표를 만나러 우주라도 갈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두 사람 사이에 ‘밀당’이 있는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우주라도 갈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은 이 의원의 '꽃가마' 발언에 대해 "꽃가마 비슷하게 타본 적도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 전 의원의 최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개인 정치 일정이 급해서, 마음이 조급해서 또는 안 전 대표가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하시는 것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안 대표는 정치 입문 이후 항상 문제 해결사 중심에 서서 본인을 희생하고 자기 것을 내려놓고 정치 험로를 계속 걸었던 분“이라고 단언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야권 단일화를 위해 대선을 포기한다든가, 제3당을 위해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선 가능성이 없는데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등 항상 험로의 길을 걸었던 게 안 전 대표의 정치 인생이었다“며 ”그 결과로 본인이 책임을 지고 해외에서 외롭게 현지 활동하고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는 이 의원을 향해 "꽃가마 비슷한 것 타본 적 없는 분에게 너무 무례한 발언이며 안 대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또한 “현재 당의 올바른 방향 재편을 위해 의원들이 모여 논의하고 유승민-안철수 두 분이 소통하는 와중에 누라도 끼칠까 염려된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당내 대립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창당정신에 대한 동의가 그 때 당시 제대로 되지 못한 게 이제 와서 많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창당 당시 바른미래당은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개혁보수 세력과 안철수로 대변되는 합리적 중도 세력의 연합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몇몇 의원이 이걸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호남에서 보수란 말 자체가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찍혀있다 보니 '보수'를 떼라는 주장이 창당 이후에도 끊임없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손학규 대표가 대표직을 맡은 후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주평화당과 합당을 추진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가면서 내분이 시작됐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그는 "창당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보수를 기반으로 둔 정치인과 보수로 휩쓸려가서는 본인이 살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부 지역기반 정치인의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며 지금의 내분 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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