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닌 메인스트림 시장 ‘전체’ 기준
“관점에 따른 차이, 있을 수 있어”

풀무원은 한국산 김치, 미국 점유율 1위 달성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난달 30일 배포한 바 있다. /사진=풀무원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한류 열풍을 타고 K푸드의 대표상품인 김치 역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이 때아닌 과대 마케팅 의혹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풀무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한국산 김치’가 미국 진출 1년만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지난 8월 말 기준,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집계를 기반으로 제시한 결과로 미국 대형유통매장 시장 점유율 40.4%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당시 이 같은 성과에 풀무원 측은 독자적 한국산 김치 전략을 발판 삼아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 입점에 성공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결과 발표 후 점유율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풀무원이 현지 시장 1위라는 근거로 제시한 데이터는 단지 미국 내 일부 대형 유통 체인인 만큼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풀무원이 시장 전체를 대변하지 못한 결과를 내세워 자칫 과대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기준 자체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미국 김치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표적 식품기업으로는 풀무원 외에도 대상, CJ제일제당 등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선 이들 기업은 포함되지 않아 경쟁업체들 역시 이 같은 결과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관세청에서 집계하는 미국 김치 수출액을 살펴보면 풀무원의 경우 수출액 1위인 대상(40%)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풀무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시장점유율 2(11.6%),3(9.4%)위는 미국 현지 생산 김치 브랜드로, 무려 30%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산 김치로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풀무원의 점유율이 1년 만에 약 40%대까지 상승률을 보인 것. 메인스트림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풀무원의 시장점유율이 0.7% 정도다.

아울러 현재 미국 대형 유통 점포수가 약 2만여 개로 조사된 것에 반해 풀무원이 제시한 대형 유통 점포수는 약 1만여 개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이 같은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 내 일부 대형 유통 체인에 한정된 조사 결과라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며 “일부가 아닌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실시한 조사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는 납품가를 기준으로 실제 포스에서 찍은 판매액에 따른 결과”라며 “한국 수출은 납품을 의미한다. 현재 경쟁업체인 대상과 농협이 수출액 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8월을 기준, 자사 역시 경쟁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수출액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업적 측면에서 아직 시기가 맞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수출액과 점유율은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며 “현재 미국 시장에서 김치를 판매할 여건이 갖춰진 점포 수는 약 2만개 정도다. 이 중 자사의 입점 매장 비율은 1만개 정도로, 향후 나머지 입점 확보를 통해 채워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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