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고정밀 레이더를 탑재한 해군 이지스함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중 절반 가량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해군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지스함은 지난 5월 4일과 9일, 7월 25일, 8월 2일, 9월 10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했다.

올해 북한은 지난 5월 4일 이후 최근까지 모두 11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첫 발사였던 5월4일 KN-23 지대지 탄도미사일 발사의 경우, 합참으로부터 사전정보에 의한 출동명령을 하달 받지 못해 탐지를 못했다는 게 해군측의 설명이다.

닷새 뒤인 5월9일 발사(KN-23) 때는 사전정보 및 출동명령을 받았으나, 당시 이지스함의 탐지가능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지스함은 당시 울릉도 인근에 위치해 있었지만, 미사일 발사가 평안북도 구성에서 이뤄져 탐지가능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7월25일 발사(KN-23) 때도 합참의 출동명령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본부 자료에 따르면 이지스함은 합참으로부터 출동명령을 받지 못해 탐지에 실패했다.

8월2일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경우에는 이지스함 전투체계 업로드가 늦어지면서 2발 중 1발만 탐지하고 나머지 1발 탐지는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9월10일 초대형 방사포는 이지스함에서 2발을 탐지하는데 성공했으나, 다음 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3발을 발사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2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9월10일 발사와 관련해 "당시 레이더에 포착된 것은 2발로 포착이 됐다"며 "추가적인 세부분석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1발을 더해서 3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육·해·공군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에서 진행된 해군 국감에서 정 의원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이지스 레이더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심 총장은 “이지스함은 고도, 지구곡률 등 탐지 조건을 충족했을 경우 북한 미사일을 100% 다 탐지했다”며 “탐지 실패 사례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해 별도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이지스함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3척으로, 2028년까지 3척을 추가 건조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해군은 6000t급으로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개발 계획이 올해 기본설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KDDX는 순수 국내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전투체계를 탑재한 첫 구축함으로 2020년대 중반 이후 전력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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