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종갑) 임직원의 도덕적 헤이(모럴헤저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도급 업체에 취업청탁부터 직원 간 상습폭행까지 불법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전의 레드휘슬(공익제보)를 확인하고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출장수당 부정수급과 직무관련 업체 취업알선 그리고 직원 간 상습적인 집단폭행 등 다양한 불법행위가 행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한국전력으로 접수된 레드휘슬 제보는 211건으로 그 중 확인불가 및 일반 민원을 제외한 사실 또는 일부 사실로 드러난 건은 54건이다.

이 중에는 부서 여직원들을 희롱하고 출장여비를 부당 수령해 선물을 구매한 직원, 전용차량을 휴일에 사전승인 없이 30차례 사용하고 친동생을 직무관련이 있는 하도급업체에 취업시킨 직원도 있다.

특히 한전 내 상습폭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제보도 사실로 밝혀졌다. 제보내역은 사택, 부서송별회, 회사 근무시간 등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상습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피해자는 사내에서 허벅지를 가격하고 안마를 가장한 폭행을 당했으며, 심지어 독방에서 결박당한 채 목을 졸린 채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전 감사실이 조사에 나섰고 송별회 후 피해자의 옷을 찢고 폭행한 뒤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이가 빠지기도 했다.

심지어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부서 선임직원의 보고로 인해 담당팀장이 인지를 하고도 보고를 누락한 것이 적발됐다. 한전 감사원의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피해자의 치료비 문제 등 조치된 사안 역시 없었다. 직장 내 따돌림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훈 의원은 “부정수당을 지급받고 취업청탁을 한 것도 모자라 직장 내 상습적인 폭행행위까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들이 한전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한국전력은 모든 면에서 내부교육을 강화하고 제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