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문 대통령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이 14일 전격 사임할 뜻을 밝히면서 수석보좌관회의가 1시간 연기되는 등 청와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입장을 표명한 이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그는 “조 장관의 사퇴는 장관 본인의 결심이었다”고 밝혔다.

사퇴 이유에 대해 강 수석은 “오늘 회견문 속에 다 들어있다. 그걸로 갈음하겠다”며 “대통령이 오후 3시 수보회의 모두말씀을 통해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수보회가 연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조 장관의 갑작스런 사퇴 발표가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끼는가 하면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극소수만이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등 각기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오전에 있었던 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정례회동에서 조 장관의 거취가 논의됐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3시 개시된 수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 장관 사퇴 건에 대한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로, 온전한 실현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어 "저는 조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지만 결국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표명했으나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국 장관을 둘러싼 진영 간 갈등에 대해서는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라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문 대통령은 " 검찰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며 의의를 평가했다.

추후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검찰을 향한 발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의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 때 검찰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뿐 아니라 앞으로도 중단 없이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공정한 수사관행 인권보호 수사를 비롯해 모든 검사들에 대한 공평한 인사, 검찰 내부 잘못에 대한 강력한 자기 정화, 국민을 중심에 놓는 검찰 문화의 확립, 전관예우에 의한 특권의 폐지 등은 검찰 스스로 개혁 의지를 가져야만 가능하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이제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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