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15일 오전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다음 총선이란 내년도 4월로 예정한 제21대 총선을 말하며, 이 의원은 현재 제20대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재직중이다.

이 의원은 불출마 선언의 이유로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습니다.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는 전날인 14일 있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그는 “조국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던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고 말한 그는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으며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라는 일갈을 남겼다.

아울러 “특정 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까지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무한정쟁의 소재가 된 지 오래”라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지금의 정치권에 대한 거침없는 쓴소리를 전했다.

다만 이 의원의 발언에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 대한 공격 뿐이 아니라 “우리도 야당 때 그랬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포함됐다.

그는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며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날선 비판은 이어져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다.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 마음껏 휘두른다.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하고 다른 이의 티끌엔 저승사자처럼 달려듭니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언급도 나왔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러운 인내였다고 믿으며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평소에도 다음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을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초선 의원이면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을 정도로 정치협상 및 분석 능력을 높게 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 '썰전' 등을 통해 쌓은 인지도 등으로 수도권 내 주요 지역 공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인사의 불출마 선언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의원은 그러나 6개월여 남은 20대 국회와 관련해서는 "아직 임기가 제법 남았다"며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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