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북한과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인 국가대표팀/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남자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전의 생방송 시청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북측이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직전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이 북한과 예선전을 치르는 시간은 저녁 5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나서 16일 오후 5시 20분경 평양에서 출발,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17일 새벽 0시 4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DVD가 반입되더라도 기술적 체크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제로 시청자들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시기는 오는 17일쯤이라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측은 축구 경기 전체 영상을 담은 DVD를 우리 측 대표단이 평양을 떠나기 전에 주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와 축구협회는 실시간 중계가 어려워지자 경기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국내에 전파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평양의 소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지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열리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프레스센터가 마련될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 중 찍은 사진 정도는 평양-서울 상황반을 통해 전송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며, 동영상 전송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북측의 협조가 없어 어려울 수 있다.

국내 취재진 파견도 무산됐으나 프레스센터 이용이 가능한 것은 대한축구협회 직원 2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기자 지위'를 부여 받은 덕분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축협 직원 2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AD카드를 받아서 '기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지 소식을 서울-평양 상황실을 통해 전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메신저나 SNS 등을 통해 경기 관련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통일부에서는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여러 메신저를 시험해 봤으나 이용이 불가능했다"고 밝혔으며 경기장 인터넷 현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전화를 통한 실시간 상호연락도 어려운데다 북측에서 남쪽으로 직접 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경기 진행은 국제 관례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국가 연주, 국기 게양, 국명 호칭 등 관련 리허설을 했고 음원도 확인했다는 게 통일부의 이야기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이례적으로 전세기를 통해 평양을 방문, 남북 대표팀의 이번 경기를 참관한다.

한국이 평양 원정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1990년 10월 22일 남북통일 축구 이후 29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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