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발언 중인 양승동 KBS 사장/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KBS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법적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승동 KBS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양 사장은 “입장은 정했고 문의가 올 경우 기자들한테 답변을 하고 있다"며 "알릴레오와 내통을 한 적은 없다. 성희롱 부분은 법리 검토까지 했고, 곧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 대한 KBS의 공식 입장은 보도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사회부 중심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장은 KBS 소속의 기자가 취재와 관련해서 신체적 피해나 상해를 입었을 경우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조치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알릴레오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임원 회의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으며 빠르면 내일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자사 직원이 일개 유튜버한테 성희롱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KBS 사장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양 사장에게 물었다.

김 의원은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무 공식반응이 없다. 사과 한마디 받고 끝날 상황이냐. 유시민 이사장이 유력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 돼 알아서 머리를 숙이는 게 아니냐는 국민의 평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5일 방송된 ‘알릴레오’에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이 꺼낸 말에서 비롯됐다.

장 팀장은 KBS 법조팀 여성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해당 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특종을 많이 흘린다”며 "검사는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다음날인 16일 KBS기자협회와 KBS여기자회는 성명을 내고 '알릴레오'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는 "방송 중 패널들이 '검사들이 KBS 모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고 한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고 촉구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성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성찰하고 경계하며 제 자신의 태도를 다잡겠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또한 "진행자로서 제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출연자와 제작진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알릴레오' 측은 "당혹감을 느꼈을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으며 문제가 되는 방송 내용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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