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을 설계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77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와 판매에 관여한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수수료까지 더하면 92억원에 달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DLF 상품과 관련해 JP모건과 프랑스 금융사 소시에테제네랄은 총 77억17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판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행장 손태승)에서 판 독일국채금리 연계 DLF 수수료는 JP모건 17억499만원(수익률 3.02%), 소시에테제네랄은 22억8600만원(수익률 3.83%)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행장 지성규)이 판 영국·미국 CMS 연계 DLF 수수료로 소시에테제네랄은 36억8200만원(수익률 2.36%)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IBK투자증권(대표 김영규)이 2억8300만원,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이 3억5400만원,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가 3억3500만원을 수취했다. 이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한 10개의 자산운용사도 5억5121만원의 수익을 챙겼다.

제 의원은 DLF 상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금융사가 어떠한 리스크도 지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DLF상품은 외국계 IB가 국내 증권사에 상품을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증권사는 은행과 수익률, 만기 등 상품구조를 협의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손실에 대비해 외국계 IB와 헤지(위험회피)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계IB는 증권사의 손실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고 외국계IB도 해외 선물시장에서 상품에 대한 헤지거래를 했다. 이 상품에 설계와 판매에 관여한 모든 금융사는 리스크 헤지를 통해 금리 상승과 하락과 관계없이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제 의원은 “DLF 손익 구조는 금융지식이 제일 무지한 개인이 전적인 리스크를 지고 금융지식으로 무장하고 설계한 금융사는 모든 리스크를 헤지한 역설적인 상품이자 모든 리스크를 짊어진 개인이 이 손익 구조에 대한 설명과 이해도가 가장 낮았던 사기성이 짙은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에게 팔리는 원금손실상품에 대해 설계부터 판매과정까지 근본적인 제도개선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