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영향 없어”
2심, 구체적 일정 “알 수 없어”
사업다각화 아닌 ‘다양한 시도’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토종 커피전문점 1세대로 통하는 탐앤탐스가 ‘오너리스크’ 여파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업다각화 전략을 내걸며 꾸준히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흔들린 신뢰도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탐앤탐스의 연매출은 최근 3년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016년 870억400만원에서 2017년 831억8000만원으로 내려갔으며, 지난해엔 745억1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4.4%에서 3.3%로 1.1%포인트 하락, 수익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시에 부채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 탐앤탐스의 부채 규모는 793억8958만원으로, 65.6%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맹본사 매출과 직결된 점포수 또한 감소하고 있다. 탐앤탐스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 409개에 달했던 매장수는 이듬해 394개로 줄어든 후 다시 2017년 352개에서 지난해 333개로 감소했다.

◆ 김도균 대표 배임·횡령 등…토종 신화 ‘휘청’?

포화상태에 다다른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1세대 토종 브랜드 지위를 공고히 지켜오던 탐앤탐스의 위세가 본격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오너리스크의 영향이 컸다.

김도균 대표는 우유 공급업체가 회사에 제공하는 팩당 200원가량의 판매 장려금 중 12억원을 빼돌린 혐의와 가맹점에 빵 반죽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소유한 업체를 끼워 넣는 일명 ‘통행세’ 방식을 이용해 30억원을 챙기고, 허위급여 등으로 회삿돈 약 1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상품권 명의 관련 수사를 받게 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던 민주당 의원의 비서 A씨에게 사건이 해결되게 도와달라며 300만원을 교부한 정황도 포착됐다. 아울러 과거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회사 직원에게 거짓 증언을 시켜 추징금 35억원을 회삿돈으로 낸 혐의도 있다.

앞서 김 대표는 고(故) 강훈 망고식스 전 대표와 1998년 할리스커피를 세우며 커피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지난 2004년 탐앤탐스를 직접 설립해 업계 ‘성공 신화’를 쓴 CEO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횡령·배임 등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에 지속 연루되며, 역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갉아먹고 있는 주역으로 추락한 셈이다.

최근 1심에서 재판부는 김 대표의 범행 시점을 분리, 지난 2014년 10월 이전 범행과 관련해서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20억원을, 이후 범행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5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더불어 추징금 12억원과 함께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

2심 선고에 대한 구체적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탐앤탐스 측 설명이다.

◆ 사업다각화로 ‘실적반등’ 노려

오너리스크에 멍든 탐앤탐스가 본격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가팔라진 실적 하락세를 이겨내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탐앤탐스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에 팝업스토어 ‘에드탐탐’을 오픈한 데 이어 최근엔 일명 카공족(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터디 카페를 시작하며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스터디 카페 형태인 라운지탐탐은 카공족과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코피스족을 겨냥한 특화 매장으로, 무선인터넷과 콘센트 등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물론 복사·인쇄 등이 가능한 사무기기도 비치돼 있다. 특히 24시간 운영에도 무인 키오스크를 활용해 인건비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탐앤탐스가 선보인 사업다각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특허청에 ‘겟풀(getpool)’이라는 상표를 출원해 애견미용카페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으며, 나아가 지난해 11월엔 서울시 강남구 소재의 부동산 임대업 운영회사 케이티앤티리얼코를 흡수 합병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헤어&뷰티숍 탐스런헤어(TOMSRUN HAIR)를 운영을 비롯해 여행사업, 갤러리 운영 등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야로의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다양한 사업다각화 전략에도 여전히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어 반등을 노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기본사업은 커피라는 단일 브랜드로, 다양한 시도일 뿐이지 ‘사업다각화’라고 보기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실적에 있어서도 단지 ‘오너리스크’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무래도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직접 현장에서 뛰는 점주일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오너리스크 영향으로 클레임을 제기한 점주는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실적 감소의 경우 전체 매출액 부분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띄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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