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자백하면서 당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관들의 부실 수사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당시 수사관들은 9세 여자아이가 실종된 이후 유류품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초등생을 '가출인'으로 처리함과 동시에, 이후 발견된 유류품에 대해서도 초등생의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당시 수사를 맡았던 수사관들은 경찰 조사 과정을 통해 당시 '가출인' 분류와 '유류품 발견'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수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당시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초등생 실종사건과 당시 가출인으로 왜 분류했는지 조사하고 있지만, 당시 조사에 나섰던 수사관들은 대부분 '모른다'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8차 사건에 해당하는 '초등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 7일 화성시 태안읍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 모(당시 9세)양이 실종된 사건이다.

김 양의 실종 이후 김 양의 아버지는 경찰에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연관성을 두고 수사해 달라고 두 차례나 요청했지만, 경찰은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하고 종결해 버렸다.

이후 5개월여 뒤인 같은 해 12월 참새잡이에 나섰던 마을 주민들이 풀숲에서 발견된 김 양의 가방과 치마, 속옷 등의 유류품을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김 양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1990년 11월 15일 화성 9차 사건이 발생하면서 언론을 통해 김 양사건을 밝혀지게 됐다.

김 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지역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 9차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반 수사본부장은 "당시 유류품은 책가방 등 10점이었으며 이중 치마 등 7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했는데 3점에서 인혈반응만 나왔을 뿐 혈액형은 나오지 않았다"라며 "현재 관련된 증거물은 별도로 없어 당시 수사기록과 수사관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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