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앞둔 삼성카드 2위 수성 여부 ‘관심’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 사진=각사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카드업계가 지난 24일 KB국민카드(대표 이동철)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769억원)보다 3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당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호실적’이다. 특히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직전 분기(681억원)와 비교해 무려 5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올 상반기 기준 업계 2위 삼성카드(대표 원기찬)와 자리를 맞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금융자산 및 할부자산 확대에 따라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카드 이용금액 증가 및 마케팅비용 효율성 제고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이 확대된 것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의 뒤를 이어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대표 임영진)는 3분기 순이익 1398억원을 기록하며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36억원)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KB국민카드와의 순이익 격차를 더욱 벌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각각 3955억원과 2455억원으로 1500억원의 격차를 보였지만,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4111억원, 2510억원을 기록해 1601억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또 카드업계 2위 자리를 놓고 KB국민카드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1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5월을 끝으로 코스트코 독점 계약권을 현대카드에 내준 공백을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 대형 창고형 할인점과의 마케팅 강화를 통해 순익 감소폭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 초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됐지만 디지털·빅데이터 기반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해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면서 “하반기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지속되는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실경영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카드의 3분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주 수익원인 신용카드 및 할부리스사업의 수익 감소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에 대해 “2016년 2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영세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 시행, 소상공인 수수료율 인하, 올해 들어서도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지속되며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며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 줄어든 73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고객 혜택 축소 등 마케팅비 절감 및 지급수수료 감소 등으로 일부상쇄가 가능할 전망이나 비용축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증시 상장 추진을 밝힌 현대카드(대표 정태영)의 3분기 실적에도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간사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만약 현대카드가 상장에 성공하면 카드사 중에는 삼성카드(2007년 6월)에 이어 두 번째 상장사가 된다.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121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57.4% 증가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에 코스트코 수익분이 본격 반영되는 3분기부터는 업계 2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인력 감축과 지점 축소 등을 통해 자체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기 시작했다”면서 “또 다양한 디지털 사업과 코스트코와의 단독 제휴 등으로 수익 기반을 다지고 체질 개선에도 성공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향후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 상장에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오는 3분기 실적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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