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중심 판매 급증돼 불완전판매 우려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이 급속도로 판매돼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신계약 수준을 훌쩍 뛰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종신보험이나 치매보험 등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이후 급격하게 판매가 늘고 있어 불완전판매 우려가 제기됐다.

27일 금융감독원(원장 윤석헌)이 공개한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 신계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317만8000건이 판매됐다. 이는 2018년 신계약 296만5000건보다 7.2%(21만3000건) 많은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신계약 10건 중 7건은 생명보험사가 차지했다.

그동안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은 손해보험을 중심으로 많이 판매됐다. 매달 적립금을 최소한으로 잡거나 해서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환급금이 없는 대신 저렴한 보험료로 질병이나 사고 등에 더 많은 보장을 받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생명보험사들도 '고육지책'으로 종신보험을 판매하기 위해 무해지환급형 상품을 만들면서 소비자 주의가 더욱 요구됐다.

현재 라이나생명과 ABL생명, 흥국생명에 이어 신한생명과 NH농협생명 등 대형사까지 무해지 종신보험에 가세한 상황이다. NH농협생명은 이번주 중으로 무해지 종신보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GA 등을 통해 무해지 종신보험이나 치매보험이 판매되면서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혼동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문제다. 지금처럼 초저금리 시기에 은행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좋은데다 사망시 생명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꼽힌다.

다만 장기보험의 경우 보험계약유지율이 높지 않고, 비교적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의 경우 만기까기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실제로 올해 6월까지 판매된 신계약 건수는 총 776만1000건이고 그 중 생보사가 594만9000건이었다. 그런데 6월 말 기준으로 보유계약건수는 650만건으로 83.8%가 유지됐다. 생명보험사는 480만건으로 80.7%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무(저)해지환급금 보험 가입 시 유의해야 할 사항 8가지를 공지했다.

보험상품 명칭상 '무(저)해지환급금 보험' 여부를 확인해야 하도록 했다. 보험가입 시 상품설명서 등 상품안내자료에 동일한 보장의 일반 보험상품 대비 보험료, 기간별 해지환급금 수준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과 함께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사실만 강조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납입완료 이후 환급률이 높은 점만 강조해 판매하는 경우도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은 또 종신보험이나 치매보험은 저축 및 연금 목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 보험사에 대해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 판매 시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며 "피해 확산 우려 시 현장조사와 부문검사를 통해 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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