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이상 여객기 9분 만 회항…승객 불안 키운 공포 비행
이륙 전 이상 징후 감지 논란…“무서워서 타겠나” 비판 꼬리

사진=제주항공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최근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긴급 회항한 가운데, 회사 측의 공식 사과에도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륙 전 이 기체는 이상 징후가 있었고 기내에서 비상탈출 가능성이 언급되며 승객의 불안감을 키웠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9월 태풍의 영향에도 무리하게 운항했다는 점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등 안전운항체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28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 김해에서 출발해 김포로 가려던 제주항공 7C207편 항공기가 안전점검을 사유로 1시간20분 뒤인 오후 8시50분 이륙했으나 9분 뒤 자동조종장치에 이상이 발생했다.

이 항공기에는 승객 184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해 있었다.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감지 후 기장은 수동비행으로 목적지까지 그대로 갈지, 회항을 할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약 35분가량 김해 상공을 선회한 뒤 회항을 결정, 항공기는 오후 9시34분 김해공항에 착륙했다.

이 제주항공 여객기는 회항을 결정한 뒤 기내에서 비상착륙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공포의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제주항공은 기내방송을 통해 “비상탈출 가능성이 있다. 모든 짐을 버려야 하고 최대한 앞좌석에 밀착해야 한다”고 알렸다.

흔들리는 기체 안에서 승객들은 큰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한 승객은 이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실내등이 꺼지고 비상탈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이 크게 놀랐으며 무서워했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이 여객기는 이륙 전부터 기체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웠다. 항공기의 항법 고도 유지 시스템에 점검 사유가 발생, 이에 대한 해결과 서류 작성 등으로 항공기가 지연 출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항공기가 회항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여객기 기종이 최근 ‘동체 균열’ 문제로 국토부가 검사한 보잉 737 NG 계열인 사실까지 알려지며 안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운항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륙 전 발생한 이상 신호와 회항한 사유는 별도의 사안”이라면서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에 따른 회항 결정과 비상착륙을 위한 시도는 오직 승객의 안전을 위한 고려였다”고 말했다.

이어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회항이 발생하게 된 과정을 철저하게 분석해 아주 작은 것 하나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운항 체계 업그레이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다음날인 26일 오전 6시52분 대체편을 마련해 승객을 수송했지만 당초 승객의 절반가량인 91명은 임시편에 탑승하지 않았다. 또 여객기 지연 규정에 따라 1인당 5만원씩을 배상했으나 이 또한 미흡하다는 말이 나온다.

공식 사과에도 제주항공의 안전운항체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상에는 “며칠 뒤 제주항공 타야 하는데 무섭다(yupp****)”, “돈벌이에 급급하지 말고 똑바로 정리하라(navy****)”는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는 비행기가 긴급 회항한 원인과 이에 따른 승무원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던 지난달 22일 타이베이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목적지인 김해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서울과 부산을 두 차례 오가는 등 기상악화에도 무리하게 운항을 시도했다는 지적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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