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면세업체 지분 인수 “시너지 기대”
이부진 사장 꿈…전통 한옥호텔,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호텔신라의 국내외를 막론한 의욕적 행보가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 사진=호텔신라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호텔신라의 국내외를 막론한 의욕적 행보가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면세업체를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 반경을 아시아에서 미주까지 넓힌 데 이어 그간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온 한옥호텔 프로젝트 역시 순항하고 있다.

◆  ‘세계 1위’ 기내 면세점 품어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그간 한풀 꺾인 실적의 반등 계기를 최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호텔신라의 최근 상승세는 다소 무뎌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호텔신라 매출은 1조4,7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573억 원을, 당기순이익도 42% 줄어든 27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면세사업의 부진에 신규 면세점 과당경쟁 탓에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최근 세계 1위 기내 면세점 운영 업체 ‘쓰리식스티’(3Sixty) 인수 소식을 공시했다. 국내 면세업체가 미주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쓰리식스티는 에어캐나다·버진에어웨이·싱가포르에어라인 등 총 21개 항공사의 기내면세점을 운영하는 회사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 2015년에도 이 회사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2년 후 추가 협상을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이번 재도전에 신규증자 방식으로 참여, '쓰리식스티'사 지분 44%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주심 매입 금액은 1억2,100만 달러(약 1,420억 원)로 알려졌다. 이 회사 전년도 매출액은 약 6억 유로(8000억 원 수준)다.

이번 공시에는 5년 후인 2024년 지분 23%를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이 포함됐다. 경영권을 손에 넣겠다는 복안이다. 콜옵션은 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번 지분 인수로 호텔신라는 미주 면세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업계 2위 롯데면세점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도 집중된다.

호텔신라는 꾸준히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현재 마카오 국제공항과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해외면세점 5곳을 운영 중이다.

이런 해외사업 확대 영향으로 호텔신라는 작년 매출 기준 글로벌 3위 면세점 사업자로 등극했다.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작년 면세점 운영 사업으로 54억7,700만 유로(약 6조9,9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위 듀프리, 2위 롯데면세점의 뒤에 선 결과다.

호텔신라의 해외사업 순항에 시장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한옥호텔’ 2025년 완공 목표

이런 가운데, 호텔신라의 남산한옥호텔 계획도 발표됐다. 남산한옥호텔 건립 사업은 이 사장 숙원 중 하나지만, 지난 10년 간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지금껏 표류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전통 한옥호텔 건립 사업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관할 구청인 중구로부터 건축허가만 받으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게 됐다. 이르면 2025년 완공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계획대로 준공이 완료되면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서울 시내 최초의 전통 한옥호텔이 탄생하는 셈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쓰리식스티 지분 인수로 인해 신라면세점은 미주 지역 진출은 물론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면세 전문기업으로 해외 확장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옥호텔에 대해선 “건축심의까지 승인을 받았으니 내년 정도 착공해서 5년 후 건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거쳐야 할 관문들이 많다.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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