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번째 금리인하...한국과 금리 역전폭 좁혀져

한국은행 전경. /사진=윤주애 기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올 들어 세번째 금리인하를 끝으로 당분간 금리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이번 금리인하가 대체로 시장 기대에 부합했으며,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31일 새벽(한국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연1.75~2%에서 연1.5~1.75%로 낮아졌다.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에 이어 올 들어 세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상태에 관해 들어오는 정보가 우리 전망과 대체적으로 일치하게 유지되는한 현 통화 정책 기조가 적절히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파월 의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중간 사이클 조정'을 종료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경기 여건이 지속된다면 추가 금리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폭은 상단을 기준으로 75bp에서 50bp로 축소됐다. 1bp는 0.01%를 의미한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내려 연 1.25%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개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약간 높게 유지되다가 최근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오전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도 백브리핑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고 통화정책에 있어서도 자본유출 우려 등을 일정 부분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총재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장에서 반응한 것처럼 주가 상승, 시장금리 하락 이런 쪽으로 작용한다면 전세계적으로 성장세 지탱이라든지 이런 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당연히 세계 경제에 영향을 받는 우리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정책방향 의결문에 다소 '호키쉬(매파적·통화긴축 선호)'한 부분이 있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도비쉬(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한 부분이 있었다"며 "시장에서는 도비쉬에 초점을 맞춰 시장금리 하락, 주가 상승, 달러화 약세 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부총재는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면서 추가적인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한은의) 기존 기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하를 끝으로 보험성 인하가 일단락 될 것으로 봤다. 12월에 있을 마지막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고 내년 상반기까진 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하지 않다면 금리 인상은 없다'는 언급이다. 과거 보험성 금리 인하 이후 다시 긴축으로 전환하는데 약 1년이 소요됐는데 이번에는 긴축 전환까지 좀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슈퍼 호황이 아니라면 2020년 내내 큰 인플레이션 압력은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은 할만큼 했으니 이제 경제 데이터와 무역협상이 확인해 줄 차례"라며 "유동성 흐름은 환율로 확인되는데 환율을 보면 이미 시장은 가격 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10월 FOMC 직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의 연내 금리동결 내재확률은 60% 후반에서 70% 후반대로 올라섰다"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기대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양호한 소비가 성장을 견인했고 시장의 경기침체 우려도 완화시켰다"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50bp로 축소됐지만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도 낮아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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