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논란 속 임명 강행…노조 반발 계속될 듯

(왼쪽부터) 조효제 신임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임재준 신임 유가증권시장본부장. / 사진=한국거래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조효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임재준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각각 신임 파생시장본부장과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임명했다.

한국거래소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거래소 신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두 신임 본부장 선임을 최종 확정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두 신임 본부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이후 한국거래소 노조는 성명을 통해 본부장 선임 과정에서 금융당국 출신의 ‘낙하산 인사’ 선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파생시장본부장에 선임된 조효제 전 금감원 부원장보 인사에 대해 “거래소 경영진의 시장운영과 경영실패 책임을 은폐하기 위한 방탄보은인사”라며 후보 지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금융당국 출신인 조 부원장보를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자리에 앉히고,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자리에는 내부인사를 선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커지는 것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꼼수를 지적했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지부장은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단순한 금융 공공기관장이 아니다. 하루 평균 90조원 넘는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우리 자본시장의 최고 책임자”라며 “오직 시장 하나만 보고, 정치 관료 권력, 지역주의로부터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후보자 추천 및 선임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해왔다. 그는 “거래소 시장본부장은 막중한 책임에 걸맞지 않게 이사장이 단수 추천하면 금융위‧거래소의 규제대상인 주주(증권사)로부터 80% 이상 백지위임장을 받아 선임되므로 이사장의 추천이 곧 임명과 같다”면서 “하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커녕 후보자 선정과 검증을 위한 어떠한 내부 절차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이와 같은 불공정‧불투명한 선임과정이 그간 낙하산‧부적격 임원 내리꽂기에 악용됐다”며 “이렇게 선임된 시장본부장들이 바로 증권‧파생상품시장 거래시간 연장 등 실효성 없는 탁상공론 정책에는 앞장서면서 공매도, 삼바사태, 상장폐지 등 투자자 피해를 키워온 원흉”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주총 결과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임을 밝혔다. 반면 한국거래소 측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임명이 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선임된 조 본부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해 지난 1988년 증권감독원(현재 금융감독원으로 통합)에 입사, 금감원 제재심의국장·자본시장조사2국장·금융투자국장 등을 거쳤다.

임 본부장은 충남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지난 1988년부터 한국거래소에서 31년째 일하면서 파생상품연구센터장,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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