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행장으로선 이례적으로 '예산통'...다양한 업무경험으로 대외행보 기대

방문규 신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1일 오전 수은에서 진행된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주애 기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방문규 신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금융분야 전문성은 없지만 예산 업무경험을 통해 대외행보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방 신임 행장은 1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우리경제가 국내뿐 아니라 대외여건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기업이 해외 진출해 많은 프로젝트와 건설.조선 등 수주산업을 해야 하는데 여건이 어려워졌다. 수출기업 지원 역량 강화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과제인 혁신성장 지원 하기 위해 혁신기업이 해외에 더 많이 진출하고, 특히 중소기업 해외 더 많이 진출해서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수은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수은행장은 글로벌금융 전문가 등이 맡아왔다. 이례적으로 '예산통'이 신임 행장이 되면서 '전문성 논란'도 불거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 행장은 "예산은 단순 숫자가 아니라 그 뒤에 정책이 있고, 또 예산업무를 하다보면 매크로 거시경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정책을 뒷받침한다. 수은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은 직접적으로 재정업무에서 관련되므로 다양한 저의 업무경험을 통해서 수은이 해나가야 될 것을 확실히 보완해나가며 그런 업무를 해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 신임 행장은 수은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지난 29일 저녁에 내정사실이 알려진 이후 노조와 긴밀하게 접촉했다. 1일 취임식 직전에도 노조 간부들과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덕분에 노조는 비금융분야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출근저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일 새벽에는 본점 내 현수막도 내렸다. 불필요한 마찰은 피하고 유연하게 수은에 입성하는 방법을 함께 모색한 결과다.

방 행장은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노조가 단순히 복지만 얘기하는게 아니라 수은의 장기발전과 비전 설정 등 이슈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의를 통해 저한테는 많은 도움이 됐다. 수은 장기비전과 역할에 대해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수은 노조도 방 행장의 취임을 반기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신임 행장이 수은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길 원해 노사합동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자금 공급량 등은 쌓이는데 인력은 그대로니 이행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 새로운 계획을 세워도 행장이 바뀌면 제로(0) 베이스로 바뀌기도 했다. 방 행장은 흔쾌히 TF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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