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기념행사 없이 임직원 휴무…보잉 연관 악재 겹겹이

사진=이스타항공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침체된 업계 분위기 속 12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1일 회사 측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창립 12주년을 맞이해 운항 업무를 제외한 전사 임직원이 휴무한다.

별도의 창립기념일 행사는 치러지지 않는다. 조촐하게나마 사내 행사를 열어 결속을 다져온 다른 LCC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앞서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초 창립 14주년·11주년 기념식을 각각 개최했으며 창립기념일 대신 취항기념일을 챙겨온 에어부산은 지난 5월 말 취항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금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임직원이 휴무를 맞는다”며 예정된 창립 기념 내부 행사는 없음을 알렸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청주~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선 5개와 국제선 32개 등 총 37개의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취항 후 2016년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가 2017년 자본잠식률을 70.7%까지 낮췄고 지난해엔 47.9%로 개선했다.

올해는 보잉 737 시리즈의 4세대 기종인 맥스8 도입으로 중거리 노선 운항을 꾀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동일 기종에서 사고가 잇따라 나 현재까지 들여온 맥스8 2대는 국내에서 운항을 멈춘 지 약 8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맥스8 기종의 운항 중단 사태로 매월 수십억원씩을 지출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지난 2분기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 7월부터 불거진 ‘보이콧 재팬’ 여파로 3분기 또한 전 항공업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 16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객실승무원 대상 무급 휴직을 실시 중이다.

최근에는 보잉 737 NG기종의 동체 균열 사태로 항공업계 전반이 비상에 걸렸다. 해당 계열 항공기는 대한항공(31대)과 진에어(22대) 그리고 제주항공(46대), 티웨이항공(26대), 이스타항공(21대)도 보유 중이어서 업계 내 안전 우려가 확산되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3만회 이상 비행한 보잉 737 NG기종 42대를 점검한 결과, 9대에서 문제가 발견돼 운항이 멈춘 상태다.

대외환경 악화와 항공업계 내 경쟁 심화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업계 내 M&A(인수합병)설이 꾸준히 돌고 있다. 과다한 부채와 부실경영으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회사 측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이스타항공마저 물밑에서 매각을 타진 중이라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분위기가 어렵다 보니 창립기념일마저도 조용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며 “현재 업계는 보잉 동체 결함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보잉사를 상대로 맥스8 기종 운항 중단에 따른 피해 소송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까지 진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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