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진출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 강조

이문환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 사진=BC카드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국내 카드사 최초로 ‘QR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BC카드(대표 이문환)가 최근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활용한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BC카드는 아시아 최대 결제 시장인 중국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BC카드 고객이라면 누구나 지갑 없이 해외에서도 결제 가능한 QR결제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문환 BC카드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결제시장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QR결제 등 고객중심 서비스를 강화해 디지털 결제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C카드는 중국 은행카드 연합 조직인 유니온페이(UnionPay)와의 제휴를 통해 한국에서 사용하던 BC페이북(paybooc) 앱에서 유니온페이 해외결제 설정만 하면 추가 앱 설치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 중국에서 QR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QR결제를 그대로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환전을 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지난달 30일에는 유니온페이의 자회사 은련상무 유한공사(이하 은련상무)와 협력관계 강화를 목적으로 자회사 스마트로(대표 이홍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BC카드가 창사 이래 최초로 외국 자본을 유치한 성공사례다.

은련상무는 BC카드가 보유했던 스마트로 구주(舊株) 일부와 3자 배정 방식을 통한 신주 등 전체 지분의 20% 취득을 통해 스마트로의 투자자가 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BC카드와 스마트로는 중국 내 QR 등 신결제 플랫폼 확산에 적극적인 은련상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초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이하 LPB)과 디지털 결제 플랫폼 제휴를 맺고,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 국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결제 방법은 LPB의 ‘Viviet’ 앱으로 BC QR코드를 호출하기만 하면 된다. 베트남 국민은 별도로 환전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어도 국내에서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양사 결제 네트워크를 공유하기 때문에 별도의 국제브랜드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QR결제는 이미 국내에서도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보편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QR결제가 편의점, 대형마트, 잡화점과 더불어 면세점, 식당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어 중장년층 이용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BC카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이문환 사장의 디지털 역량과 고객 중심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KT 출신인 이 사장은 취임 전부터 핀테크 분야에서 BC카드와 KT사이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1963년생인 이문환 사장은 광운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카이스트 대학원 통신경영학 석사를 거쳐 20년 넘게 KT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1995년 KT 기획조성실로 입사한 그는 ▲신사업개발담당 ▲기업고객부문 전략담당 ▲G&E전략본부장 상무 ▲전략기획실장 ▲경영기획부문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두루 거친 뒤 지난해 초 BC카드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은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인 고객은 우리나라에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결제 인프라의 디지털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이 사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당기순이익 9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1%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786억원을 기록해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 1조7464억원, 영업이익은 8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 8.5% 소폭 하락했지만, 전반적인 업계 불황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취임 이후 디지털 신사업과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이 사장이 올해 실적 개선까지 이끌어 낸다면, 향후 대표 이사 연임에도 청신호를 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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