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외 상장항공사 3분기 모두 영업적자
한·일 관계 개선 불투명…보잉 결함 등 악재 산적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보이콧 재팬’ 등 외부 악재에 직격탄을 맞아 3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가 적자를 냈으며, 4분기 실적 또한 암울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 항공사의 3분기 실적이 어제(14일)부로 모두 발표된 가운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낸 건 대한항공이 유일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2830억원, 영업이익 117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손실은 211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은 101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지난 2분기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규모가 70%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1조8351억원, 영업손실 570억원, 당기순손실 232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국내외 경기 둔화로 여객수송 증가율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지속돼 국내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3분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131억원과 102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어부산도 별도 기준 영업손실 195억원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3분기 적자를 피하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올 3분기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수요 급감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밖에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원화 약세 등 대외환경 변수의 영향 또한 컸다는 설명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대형항공사(FSC)의 일본 노선 비중은 20%, 저비용항공사의 비중은 42.7%에 달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올 7월 본격화되며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성장률도 7월 14.9%에서 8월 2.7%, 9월 -4.8%, 10월 -9.8%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부터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전년 대비 악화된 환율 등 부정적 외부요인들이 업계 전반에 걸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중국·동남아 등으로 노선 다변화를 꾀해 어려운 대외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한·일 관계 개선이 아직 불투명하고 최근 보잉 항공기의 결함 문제까지 불거져 4분기에도 눈에 띄는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개 국적항공사의 일본 노선 공급 축소는 10월 대체적으로 마무리됐으나 여전히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며 주력 대체노선인 동남아 노선은 경쟁강도가 상승해 운임 하방 압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LCC들은 일본 노선 부진에 따른 영향뿐 아니라 단거리 노선 공급 과잉이란 구조적인 문제도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봉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최근의 출국수요로 4분기엔 겨울 성수기 효과가 퇴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악화된 한일 관계가 여전히 평생선을 지속하고 있고 보잉사의 B737NG 기체 결함으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4분기에도 어려운 영업환경이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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