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조감도./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인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이 마지막 빗장을 풀었다. 공군 작전제한 문제로 줄다리기를 벌이던 국방부와 합의점을 찾은 것. 정부와 서울시는 이미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자금확보만 해결되면 내년 초 염원하던 착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차와 국방부는 지난 19일 'GBC 건설 관련 비행 안전 및 전파 영향' 회의를 열고 조건부 합의를 이뤄냈다.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한 현대차, 국방부, 서울시는 우선 착공을 시작하고 GBC 높이가 260m를 초과하기 전까지 공군의 작전 제한사항을 해소하기로 했다.

GBC는 569m 높이로 건설 예정이다. 즉 일단 공사부터하고 명확한 해소방안은 시간을 갖고 찾자는 것이다. 이번 합의안에는 만약 현대차가 해당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공사 중단 및 복구, 건축허가 취소 등을 취한다는 내용이 있다.

해결방안으로는 현대차가 국방부에 새로운 레이더 구매 비용을 지급하거나 중고 레이더를 사는 대신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서울시는 현대차와 국방부간 합의가 확정되면 건축허가를 내주고 굴토·구조 심의를 들어갈 계획이다. 여기에만 최소 2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연내 착공은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첫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언급한대로 GBC 건설을 위한 자금 마련이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동 부지는 미래 가치가 높지만 핵심사업인 자동차 분야에 주력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고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하려는 것"이라며 "수익을 창출해 현대차그룹 핵심사업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GBC 공동 개발을 위한 SPC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개발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실적 부진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자금 부담이 큰 상황이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2014년 10조5000여억원을 주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 GBC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GBC는 7만9341.8㎡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105층 규모로 계획됐다.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을 비롯한 업무비설과 숙박·문화·관광시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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