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의사가 없다고 밝힌 BTS멤버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정부가 21일 발표한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에서 유명 대중가수나 연예인은 이전처럼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요 클래식 음악·무용 콩쿠르 수상자를 위한 대체복무는 기존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 같이 결정한 이유는 클래식 음악·무용 콩쿠르의 경우 엄격한 선발 기준이 있지만 대중문화 분야에서는 객관적 척도로 삼을 만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 등에서 대중음악 순위를 발표하고는 있지만, 이를 대체복무의 근거로 삼기에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술 분야 대체복무 제도의 전면 폐지할지도 한 때 거론된 바 있으나 정부는 제도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방부 등 유관 정부 부처는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최상위 수준의 극소수 인재들이 엄격한 선발 기준에 따라 편입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보도자료에서는 "이들이 해당 분야에서의 다양한 활동으로 국민 사기를 진작하고 국가 품격을 제고할 뿐 아니라 국민의 예술·체육활동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제도의 지속 운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른 대체복무 제도를 유지하면서 예술·체육요원 제도만 폐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논란도 고려 대상이었다.

또한 연간 45명 안팎인 예술·체육 요원을 줄인다고 해도 병역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남성 클래식 음악·무용가들의 대체복무 기회는 기존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가령 국내외에서 각광 받고 있는 남성 피아니스트 조성진씨는 2013년 일본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예술요원으로 편입, 2013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대체복무를 한 바 있다.

반면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대중문화 예술인은 대체복무 대신 현역이나 보충역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됐다.

정부는 "국위 선양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로 예술요원 편입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일부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기조,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형평성을 제고하려는 정부 기본 입장과 맞지 않아 검토에서 제외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국방부에서 백브리핑을 갖고 "전통음악은 콩쿠르도 있고 객관적 기준이 있는데 대중예술에는 그런 게 없다. 또 대체복무가 영화 등 분야로 한없이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또 대중문화 예술인의 기량이 군 복무로 현저히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으며, BTS의 경우 본인들이 대체복무를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클래식 음악·무용계에만 지나치게 대체복무 기회가 편중된다는 비판을 고려한 듯 예술요원 편입 인정 대회를 정비, 기존 48개 대회 중 7개 대회를 예술요원 편입 인정 대회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 목록에서 제외되는 대회는 미국 파블로 카잘스 국제첼로콩쿠르(국제연맹 탈퇴로 자격 미달), 핀란드 헬싱키 국제발레콩쿠르(재정난으로 대회 개최 불확실), 미국 뉴욕 국제발레콩쿠르(장기간 대회 미개최), 헝가리 루돌프 뉴레예프 국제발레콩쿠르(재정난으로 대회 개최 불확실),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중 1개, 전국 연극제(타 예술분야 형평성 고려), 대한민국 미술대전(타 예술분야 형평성 고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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