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인 20일 단식투쟁을 선언했으며 21일 오전에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최고위는 단식을 이어갈 국회 앞 천막에서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일 급하게 오전 10시 청와대 앞으로 수정됐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30분 자택에서 기상하고 '새벽 기도'를 마친 후 청와대 앞으로 이동했다고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최고위원회 장소가 급하게 변경된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단식 투쟁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문재인 정부를 집중적으로 비난했는데, 특히 그 초점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중단에 대한 것이었다.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에서 단식을 시작한 직후부터 많은 시민께서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참으로 고맙고 또 큰 힘이 되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소미아 중단에 대한 반대 의사는 저를 향한 말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향한, 대한민국의 경제를 향한,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말씀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저의 단식 투쟁에 나라 걱정하는 국민들께서 마음으로라도 함께해주실 것을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라를 망가트리고 있는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려고 하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돼 최대한의 투쟁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다"라며 "지금 저의 단식은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저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소미아의 파기,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두고 ‘3대 정치악’이라고 규정했한 황 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고 오히려 위기에 빠트린다면 제1야당 대표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은 여러분과 함께 저항하고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공개 발언을 마치자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이 "응원합니다"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한국당 최고위원들도 지소미아의 파기와 공수처 신설, 선거제도 개혁 등을 강하게 주장했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목숨을 건 이 단식투쟁에 저희 지도부도 몸과 마음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신보라 의원도 "서슬 퍼런 권력이 대한민국을 왕국으로 만들려는 시도 앞에 야당은 투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지지 발언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도 기자들과의 백그라운드 브리핑 등 질의응답을 일체 진행하지 않았다.

황 대표의 단식에 다른 의원들의 동참할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며, 분위기에 따라 동참자가 있을 수 있다고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이날 늦은 오후까지 자리를 지키다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된 천막으로 이동해 수면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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