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7개월 남은 최종삼 대표 사임
최상명 이사, 비상경영위원장으로 선임

최근 불거진 사회공헌기금 횡령 의혹 때문에 최종삼 홈앤쇼핑 대표가 사임했다. / 사진=홈앤쇼핑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홈앤쇼핑이 경영진 리스크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최종삼 대표가 ‘기부금 횡령’ 등의 혐의로 대표직을 사임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판로 개척’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내걸고 출범했음에도, 최근 홈앤쇼핑은 잇단 대표 하차로 불거진 사회적 책임 논란에 설립 취지를 스스로 무색케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전·현직 대표 잇단 하차에 ‘반민반관’ 지배구조 지적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 최종삼 대표가 임기 7개월을 남기고 대표직을 사임했다. 최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지만, 잇단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홈앤쇼핑은 지난 2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최 대표 사임계를 수리하는 한편 직무대행 선정 및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을 논의했다. 그 결과 만장일치로 최상명 이사를 비상경영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최 위원장은 홈앤쇼핑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새 대표를 뽑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사측 설명이다.

앞서 홈앤쇼핑은 최근 사회공헌기금 횡령·전직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등 각종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홈앤쇼핑이 사회공헌기금 수억 원을 횡령해 리베이트·로비 등 불법적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홈앤쇼핑 대외협력본부장 등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홈앤쇼핑 측은 최 대표가 최근 불거진 ‘기부금 유용’ 등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홈앤쇼핑의 대표 관련, 경영진 리스크에 대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홈앤쇼핑은 2011년과 2013년에도 부정채용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남훈 전 대표는 2011~2013년 신입 공채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임원의 청탁을 받아 부정 채용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자진 사퇴했다. 현재 강 전 대표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인 상태다.

아울러 홈앤쇼핑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홈앤쇼핑은 민간 기업이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가 32.39%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주주는 농협중앙회가 20%, 중소기업유통센터 15%, 중소기업은행 10% 등이다.

이는 민간기업임에도 사실상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셈으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업 지배구조라는 지적이다. 이른바 ‘반관반민’의 취약한 지배구조로, 정권 코드에 맞는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결국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현직 대표 두 명이 자진 사퇴한 데 이어 사실상 정부 출연기관들이 주주를 구성한 ‘반관반민’ 구조라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당분간 홈앤쇼핑을 둘러싼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홈앤쇼핑 측은 조속한 시일 내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대표를 선임할 계획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사의를 표명후 긴급 이사회를 통해 최상명 이사가 비상경영위원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 회사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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