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부작용 사실이지만 해법 찾고 있어”
일부 점주 “과열 경쟁 조장 비난”

‘깃발꽂기’ 논란이 불거진 배달의민족 측이 뒤늦게 부작용에 인지하고 최근 특별팀까지 꾸려 개선작업에 나섰다. / 사진=배달의민족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국내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여론 악화에 긴장하고 있다. ‘울트라콜 광고’ 이른바 깃발꽂기가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내수 불황 속에 배달 주문을 더 받기 위한 음식점 간 과열 경쟁을 부르는 한편, 왜곡된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 ‘깃발 꽂기’ 악용?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깃발꽂기’ 논란이 불거진 배달의민족 측이 뒤늦게 부작용에 인지하고 최근 특별팀까지 꾸려 개선작업에 나섰다.

배민의 월정액 광고 상품인 ‘울트라콜’은 여러 개를 구매하면 그 갯수만큼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울트라콜 광고는 지도상에 업주가 원하는 지점을 찍으면 반경 1.5km~3km 내에 있는 앱 이용자에게 노출된다.

앞서 배민은 올해 4월에 상위 슬롯에 대한 입찰 과열 문제 제기로 슈퍼리스트를 폐지한 바 있다. 슈퍼리스트 폐지 후 주문이 발생한 경우에만 과금하는 오픈리스트 상품을 제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노출 기회를 더 많이 확보하려는 업주 간 경쟁으로 울트라콜을 대량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울트라콜을 많이 사는 점주들이 노출 빈도는 높아지면서 점포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배민 업주들은 울트라콜 광고를 늘려나가는 행위를 가리켜 ‘깃발꽂기’라 부른다. 일종의 업주 간 은어인 셈이다. 이에 현재 일부 업주들은 “배민이 과열 경쟁을 조장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 “최적의 해법 찾는 중”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배민은 ‘깃발꽂기’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입장을 공개했다. 배민 측은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이익이 돌아가도록 개선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배민은 “저희 단독으로 의사를 결정하기보다 자영업자를 대변하는 여러 단체들과 지혜를 모으는 중”이라며 “이미 수차례에 걸쳐 논의 자리를 만들어 ‘외식업 자영업자에게 골고루 노출효과가 돌아가는 최적의 해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안에 대해 한국외식업중앙회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협회와도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깃발꽂기 문제는 같은 프랜차이즈 안에서도 영업권 침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주말 프랜차이즈 협회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소상공인 이익을 위한 개선 방안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울트라콜을 구매하는 것은 업주의 선택”이라면서도 “일부 업소가 노출 기회를 많이 가져가면서 매출을 올리고 이 금액을 다시 광고비로 쓰면서 더 많은 노출 기회를 확보하는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배민은 이런 경쟁은 이용자에게도 피해를 주고 배민앱 상에서 같은 업소가 중복으로 보일수록 선택을 방해받고 있다며, 이는 배달의 민족 정보 신뢰성 하락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배민 관계자는 “이번을 계기로 현재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광고 전반의 효용성까지 따져보고 있으며, 업계 의견 조율 뒤 해결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배민의 사과 및 개선방안 노력에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소비자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현존하는 배달앱 중 시장 점유율 1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자영업자들의 영업 환경과 배달 음식점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상생 실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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